어렸을 적 기억의 상자 중 하나를 꺼내어 열어보니..

아빠와 아빠의 친구분들 인생 상자

by JHS

아빠 손을 잡고 아빠 친구분들 집에 방문을 많이 했던 나는 자연스럽게 어른들의 대화 속에 참여되면서 그리고 들으면서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많았다. 아빠와 아빠 친구분들은 만나시면 먼저 소주부터 같이 나누어 드시면서 인생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내셨다. 내 기억엔 남자 어른들도 만나시면 끊임없이 쉬지 않고 이야기들을 하신 거 같다.


정치인들을 향한 욕부터 정치에 대해 경제에 대해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에 대한 부를 추월할 수 없게 만든 모든 사회적 불공평 구조에 끊임없이 발끈 들을 하시면서 끝이 없는 무수한 이야기들을 나누시는 어른들 옆에서 나는 그분들의 모든 생각들을 같이 공유하는 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아마도 어른들은 초등학교 어린 내가 무엇을 알겠냐 하신 생각들이셨는지 본인들의 생각들을 여과 없이 마음 놓고 이야기들을 하셨다. 그러나 실은 그 자리에 한 사람의 멤버처럼 우리 아빠가 나를 매번 데려가는 덕택에 나는 어른들의 인생에 같이 끼어져 인생의 저 너머에 있는 깊은 인생의 비밀의 한 자락을 내가 배워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빠부터 어른들 모두는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 어른들의 정기 총회 모임에 같이 착석을 해버린 나는 어른들의 대화 속에 인생에 대한 씁습할, 좌절감, 배신감들을 왜 느끼시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고 엄마들 모임이 아닌 아빠들의 모임에서 아빠를 비롯한 아빠의 친구분들 남자들이 이런 세밀한 감정들에 대해 마음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울분을 터트리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으며 그 당시 가장으로 책임을 지고 가는 인생사의 어깨가 무거움을 어린 나도 느낄 수 있었다.


아빠와 아빠 친구분들은 서로서로가 인생에 대한 많은 대화들을 나누셨다.

"이번에 돈을 내야 할 세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 세금 낼 곳은 많고 공장은 아직 그 정도 가동도 안되고 있는데....'

"수입자재가 다 올라서 미치겠네. 자재가 올라가면 물가를 올려야 하는 데 소비자들은 어떻게 하고...."

"원가 인건비에 공장 가동도 그렇고 조금이라도 값이 오르면 물건값 주는 것도 큰 문제인데..... 얼마나 물건값이 올라갈지 혹시 알아?"

" 글쎄 정부에서 또 어떻게 규제하고 물가를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서민들은 어떻게 이 물가들 감당하라고 계속 수출 수입 법규를 이렇게 생각 없이 바꾸는 건지.... 원 정말.....'

" 정치인들 지들은 앉아서 서로 싸우기만 할 줄 알지 서민들이 길거리에서 어떻게 고통받고 있는지 지들이 고생을 해봤어. 다들 그런 것들이 앉아서 정치한다고 국회에 있으니 서민들만 고통스러운 거지.......''

"이번에 정당이 바뀌면 사는 게 좀 더 나아지려나.......'

" 학생들은 공부 안 하고 데모한다고 난리고 국회는 지들 밥그릇 싸움한다고 난리고 서민들은 계속해서 치솟는 전셋값에 월세값 감당하기 힘들어서 난리인데...... 정말 언제 나라가 조용하고 화평하려나......"


"이번에 대통령도 바뀌고 정당도 바뀌면 제발 서민들 우리 모두가 제발 편안하게 전세금이 없어서 월세금이 없어서 쫓겨나는 일이 없도록 해결해주면 좋을 텐데.... 경기가 좋아야 우리도 먹고살지...."

"아직 애들은 어려서 당장 큰돈이 들어갈 곳은 없는데 조금만 있으면 애들이 커서 큰돈 들어갈 데도 많아지니 그전에 경기가 빨리 좋아지면 좋겠구먼...."


다는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인생사에 내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 돈에 대한 걱정"

아빠와 아빠 친구분들은 만나기만 하시면 치루어야 할 물건값 자재값에 대한 돈 걱정으로 언제나 불안해하셨고 언제나 근심하시던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 순간들의 대화들을 마치시면 어른들은 다시 소주와 밥반찬을 안주삼아

" 술 한잔이나 얼른 합시다. 그래도 소주가 최고야."

그제야 모든 어른들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기 시작하셨고 무거운 한숨에서 잠시 모두가 해방이 되어 마음껏 다른 인생사에 대한 이야기 꽃들을 피우기 시작하셨다.


그러면 나도 어른들의 무거운 돈 걱정에 대한 한숨에서 같이 벗어나 맛있는 밥을 먹으면서 가지고 온 장난감들과 책들을 읽으며 나의 어린 세계로 다시 돌아가곤 했다.


항상 아빠 등에 업혀오면서 나는 생각해본다.

언제 정도가 되어야 아빠의 친구분들도 아빠도 얼른 빨리 돈 걱정에서 해방되어 사는 안정감이 오게 될까?

언제 정도가 되어야 아빠의 친구분들도 아빠도 무거운 가장의 어깨에서 더 이상 슬퍼하지 않으시고 걱정하지 않으시고 근심하시지 않을까?

언제 정도가 되어야 모든 서민들이 활짝 웃으며 다른 인생의 많은 이야기들로 꽂을 피우게 될까?


등에 업힌 나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지만 내 마음의 가장 큰 중심에서는 어른들의 슬픔이 빨리 없어지면 좋겠다는 소원을 하늘에 대고 항상 조용히 소리쳤었다.


언젠가는 많은 어른들이 더 이상 어깨가 무거워지지 않는 어깨가 활짝 피어질 수 있는 행복한 그 순간들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믿음을 오늘도 조용히 소리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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