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윤리적인가?

드라마 속에서 발견한 질문

by 숨은결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은 영국의 한 마을에서 일어난 여성들의 실종사건을 둘러싼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주인공은 마을의 경찰관으로, 남편과 이혼하고 딸과 친정엄마, 그리고 죽은 아들이 남긴 손주와 함께 살고 있다. 영드 특유의 분위기와 정서가 깔린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 마음에 남는 질문이 있었다. 그 질문은 바로 ‘뇌는 윤리적인가?라는 것이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진짜 범인을 알게 되고 체포하면서 드라마가 막을 내린다. 다만 여기서 범인으로 드러난 혹은 연루된 이들이 모두 친한 친구의 가족들이었다는 점이었고, 이것이 주인공과 친구 사이에 큰 거리감을 안겨주었다. 주인공은 개인 가족사로 인해 번뇌가 끊이지 않고 가족들과도 자주 충돌하면서 지냈지만, 일을 할 때만은 경찰로서 맡은 일을 꽤 잘 수행해서 나름 인정받는 지역경찰이었다. 힘들 때 기댔던 가장 친한 친구의 가족이 범인으로 드러났지만, 주인공은 끝까지 정확하게 범인을 찾아냈고 검거했다.


주인공은 괴로워했지만, 결국 경찰로서의 직업윤리를 선택했다. 익숙한 장면이었지만, 내게는 ‘사람은 어떻게 윤리적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 질문과 함께 내 책장에 꽂아둔 <뇌는 윤리적인가>라는 책제목도 떠올랐다.


아직 책을 읽기 전이지만, 개인적으로 뇌는 윤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아는 대로 뇌는 신경가소성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새로운 것을 학습하면 그에 연결된 신경회로들이 생겨나서 충분히 뇌를 더 발전시킬 수 있다는 개념은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정적인 것에도 뇌는 잘 적응한다는 점을 상기해 본다. 결국 뇌는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 왔는가를 토대로 우리가 판단하고 행동하는 데 일조한다. 그렇기에 뇌는 중립적이라고 생각했고, 결정적인 순간에, 올바르고 윤리적인 선택을 하려면 그동안 그런 식의 생각과 행동이 누적되어 있을 때에야 비로소 발현되는 것이 아닌가로 이해된다.


인간이 늘 윤리적으로 올바른 것을 선택하는 완벽한 존재가 아닌 것을 잘 알고 있다. 나 또한 평범한 사람이기에, 늘 올바른, 혹은 윤리적인 방향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할 때가 많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 느낀 것은,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몸담은 직업 세계의 윤리적인 면을 의식하고 살아가고 있는데 그것이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경찰, 의사 등의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직업에 있어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무겁지만, 그만큼 분명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드디어 사 둔 책을 꺼낼 때가 된 것 같다. 읽고 나면 좀 더 잘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 06화이성과 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