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남부투어

by 백정순

울루와뚜 사원



아들이 사진을 보내왔다. 친구랑 울산 대왕암 흔들다리 위에서 멋지게 포즈를 잡고 있다. 우리 푸른 바다다. 열대우림의 반얀트리만 보다가 바위에 굳건히 솟은 소나무가 정겹다. 엄마도 발리 남부투어 간다.


우붓에만 있을 순 없지. 발리 왔는데 바다 보러 가야지. 아들이 보낸 사진을 보다 그제야 오늘이 광복절임을 알았다. 가이드 푸투도 싱긋 웃는다. 이틀 뒤면 발리도 광복절이라고. 둘 다 패망한 일본 덕에 동병상련인 셈이다. 나와 푸투는 샴페인을 든 포즈를 하며 서로를 향해 Congratulation!을 외쳤다.


남부는 환상이다. 이래서 발리 발리하는구나. 거대한 조각상들이 산마다 우뚝 솟은 가루다 공원. 산꼭대기 거대한 독수리상 앞에서 인증샷을 박았다. '가루다'는 인도네시아어로 독수리란다. 음, 다음엔 가루다 항공 타고 와야겠다. 도중에 스콜을 만나 흠뻑 젖었지만 곧 살랑살랑 시원한 미풍에 힘이 불끈 솟았다.

가루다 공원 독수리상



다음은 빠당빠당 비치. 나체족들이 좁은 해변을 점령하고 정열을 불태운다. 에메랄드 빛 바다보다 그들의 싱싱한 젊은 육체를 감상하느라 바쁜 내 안구가 간만에 지진을 일으킨다.

흠, 얼굴 두꺼운 아줌마라서 다행이다.

이곳은 우붓과 함께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촬영지로 유명하다. 우붓 출신인 푸투는 어릴 때 영화를 보며 자신이 산 동네와 멀리 떨어진 해변이 편집의 마술로 한 동네로 나오는 게 신기했단다.

빠당빠당 비치



미어터지는 빠당빠당 비치를 뒤로 하고 끝없는 절벽 산책로로 이어진 바다를 마주한 울루와뚜 사원으로 향했다.

짙은 향기의 꽃들이 반기고 중간중간에 원숭이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깜짝쇼를 펼친다.


마지막으로 들른 판다완 비치. 마치 동해를 보는 듯 길고 오픈된 모래밭이 펼쳐진다. 제주의 정겨운 물빛을 닮은 듯도 하다. 옥색과 군청색이 적당히 섞인 내가 아는 맛이다. 귀갓길 악명 높은 트래픽 잼을 제외하곤 환상적인 남부투어였다. 여행은 정답이다. 내게 정당화할 수 있는 사치다. 일상의 투어로 돌아가기 위해 정성스레 묶는 신발끈이다.


#발리 #나홀로여행 #남부투어


keyword
월, 목 연재
이전 12화시간의 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