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요가메이트 없이 홀로 수업했다. 활기 대신 더없는 평화가 함께 한다. 오전에 비를 살짝 뿌리던 하늘도 더없이 쾌청하다. 매일 오가는 산책길이 익숙하지만 새롭다.
코코넛 나무, 반얀트리, 이름 모를 열대의 꽃들은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선선한 아침 논엔 서둘러 하루를 시작하는 농부들로 반갑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나보다 먼저 환히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지혜로운 관개시설 덕분에 ('박수'라고 한다) 연 3모작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한쪽엔 벼를 베고 다른쪽에선 모내기를 한다.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책을 읽다 지치면 멍하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정글멍을 한다.
눈을 드니 온통 초록초록한 정글 속에서 꼬맹이 세 명이 놀고있다. 아이들을 보노라니 내 두 눈이 어느새 촉촉해진다. 내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맨몸으로 자연을 탐험하며 순수한 기쁨을 누리던 태초의 내가 있었다. 매일이 모험이었다. 미지의 동네를 탐험하고 뒷동산은 정글이 되어 타잔과 치타놀이를 했다. 여자아이들은 앞다투어 제인을 하려고만 했다. 나는 타잔도 치타도 좋았다.
방과후 학원을 전전하며 짬짬이 나는 시간조차 휴대폰에 코를 박는 우리 아이들. 나무 막대기를 들고 정글을 누비며 대장놀이를 하는 발리 우붓 시골의 아이들. 최고의 오락거리인 게임과 유투브를 누비는 우리 아이들을 비교하는 이 순간이 의미없는 것일까. 그럼에도 왜 나는 눈물이 나는가.
천리만리 떨어진 이곳에서 감성이 폭포수가 되어 콸콸 흘러넘친다. 아마 향수병인지도. 자전거조차 없는 요 꼬맹이들은 모두 야생의 타잔이다. 어느새 정글을 잃어버린 나. 콘크리트 숲속에서 매일 지쳐가고 한숨짓는 나는 그들이 너무 사랑스러워 가슴이 에인다.
닭우는 소리에 깨고 잠을 설치는 이곳에서 나는 피곤하지않다. 정신은 맑고 몸은 상쾌하다. 하루하루가 '더없이'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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