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마라톤 후기(1/2)

달려라 핑크팬더 Ep.06

by 곰돌씌

2025 서울마라톤 (1/2)

2025년 3월 16일 일요일 동아서울마라톤 당일이다. 이 날은 비소식이 예보가 되어 있었다. 새벽 일찍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날씨요정이 이번에도 자리를 비운 듯하다. 작년 JTBC 서울마라톤은 늦더위로 러너들을 힘들게 했고, 이번 서울마라톤은 비바람으로 러너들을 힘들게 할 모양이다. 핑크팬더 추위에 취약한데 이 비와 바람이 걱정이다.


핑크팬더의 서울마라톤은 새벽 5시 기상으로 시작되었다. 죽으로 허기짐을 달래고, 오른쪽 종아리와 발목 그리고 왼쪽 발목에 테이핑을 한다. 대회 참가 복장은 전날 미리 준비해 뒀다. 비바람으로 날이 추울 테니 핫팩을 터트리고, 롱패딩을 걸치고 밖으로 나선다.

전날 5km 빌드업러닝훈련을 한 전날만 해도 날은 따습고 봄기운이 충만 한 날이었는데 하룻밤 사이에 을씨년스러운 날씨가 돼버렸다. 하늘은 회색빛으로 우중충하고, 빗방울이 보슬보슬 떨어지고 있었다. 다행이라면 빗방울이 굵진 않았다는 점, 하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는 법이니.. 따뜻하게 입어야 한다.


서울마라톤 풀(42.195km) 마라톤은 광화문에서, 10km 마라톤은 잠실 종합운동장 7시 50분에 에 시작된다. 10km 참가하는 핑크팬더와 보조자 곰돌씌는 종합운동장역으로 향했다.

이른 시간 2호선 지하철에 형형색색의 러닝화로 가득하다. 서울마라톤을 참가하는 러너들이다. 러닝화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 하다.


대회장소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우리는 예상기록에 대해 얘길 나눴다. 나는 55~58분을 예상했다. 핑크팬더의 2024 JTBC 마라톤 10km 기록이 52분대임에 고려하자면, 넉넉하게 잡았다. 그간의 휴식과 훈련부족이 그 이유였고, 비바람으로 쌀쌀한 날씨는 핑크팬더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요인이었다. 55분 안으로 들어오면 정말 잘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빗물로 주로가 젖어서 안전하게 완주하라고 핑크팬더에게 얘길 했다.


종합운동장역에 도착했다. 10km 마라톤에 참가하는 러너들이 우르르 일제히 하차한다. 역 밖으로 나가면 분명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역 안에서 준비를 할 생각이었다. 역시나 역내에 대회를 준비하는 러너들로 와글와글한다. 대회는 아직 1시간 이상 남았는데 벌써부터 분위기가 후끈후끈하다.

핑크팬더도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며, 긴장감과 즐거움으로 두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대회를 참가하지도 않는 나 조차도 오랜만에 보는 대회풍경에 설렌다.

역내 화장실 가기도 쉽지가 않다. 긴 줄로 정체 중이었다. 화장실 다녀오다 보니 대회시작까지 40분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급하게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종합운동장 역밖으로 나갔다.


역밖으로 나오니 약한 빗방울이 여전히 톡. 톡. 톡. 내리고 있었다. 종합운동장 안으로 들어서니 러너들로 바글바글하다. 2만 명이 한자리로 모이고 있었다. 많은 인파들 속에 잠시 방향감각을 상실했다. 이럴 땐 인파 속에 물 흐르듯이 따라가면 된다. 인파 속을 따라가니 스타트라인으로 향하는 종합운동장 동문으로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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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비를 피해 종합운동장역 안이 러너들로 인산인해. (우) 서울마라톤 10km 참가들이 종합운동장에 모이고 있다.

동문으로 가는 길 핑크팬더는 조금이라도 몸을 풀기 위해 가볍게 조깅을 한다. 400m 정도 뛰었을까?


“A, B그룹은 동시에 출발합니다! 어서 집결해 주세요!!”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보통 그룹별로 시간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출발하는데, A와 B조가 동시에 출발한다고? B그룹인 핑크팬더는 더 서둘러야 했다.

출발지점, 동문 밖으로 나갔다. 여기서 난 펜스 밖으로 나와야만 했다. 더 이상 핑크팬더와 함께 있을 수 없었다.

참가자들 속에 섞여 흘러가는 핑크팬더를 계속 쫓았지만 곧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핑크팬더!” 외쳐보지만 닿질 않는가 보다. 난 앞으로 향했다. 앞쪽에 있으면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거기서 찾게 된 B그룹 푯말, ‘분명 핑크팬더는 저 뒤에 있을 텐데?!’ 이 사실을 그녀에게 알려야 했다. 서둘러 뒤돌아 갔다. 과연 잃어버린 핑크팬더를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이지만 가야만 했다.

촉박했다. 곧 대회 시작이 몇 분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다급히 뒤돌아 가는 길, 핑크팬더를 찾기 위한 내 동공은 부리나케 움직였고, C와 D그룹 푯말이 보이는 지점 어딘가 참가자들 사이에서 긴장한 눈빛으로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있는 핑크팬더를 찾았다! 역시 예상대로 뒤편에 있었다.


“핑크팬더!! 앞으로가! 여기 아니야! 저기 앞이 B그룹이야!! 저기로 가-!!”


내 목소리가 닿았다. 내 시선과 마주친 핑크팬더가 '나 잘하고 올게!'라는 듯이 미소를 보이며 브이를 한다. 그리고 인파를 비집고 뚫고 B조로 향해 앞으로 가는 핑크팬더와 헤어졌다.

난 스타트/골인지점 앞으로 향했다. 일찍 펜스 쪽으로 나온 탓에 운 좋게도 골인지점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


7시 50분, “A조, B조 출발!!” 사회자의 외침과 함께 서울마라톤 10km 대회가 시작되었다. 내리는 빗방울에 우의를 입고 있던 A, B 그룹의 참가자들이 일제히 우의를 벗어던지며 달리기 시작한다. 비바람에 을씨년스러운 날씨지만 대회 시작과 함께 러너들의 즐거움과 흥분감으로 달아오른다.


DSC_2049.jpg 2025 서울마라톤 2만명이 모인 10km 대회가 시작되었다!


이제 앞으로 약 55~60분 뒤 돌아올 핑크팬더를 난 카메라를 들고 우둑허니 피니쉬 라인에서 기다린다.

내리는 빗방울과 불어대는 바람 속 차디찬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레이스를 잘하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부상 없이 무사완주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

화이팅! 핑크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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