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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Jun 09. 2017

ㅡ 함께 ㅡ

ㅡ 김 몽아가에 대하여 ~ ㅡ

외로움...

문득 복순이가 외로울꺼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출근하고 퇴근하기 전까지 혼자인 복순이...

'그래...복순이가 더 크기 전에 동생을 만들어 주자. 서로가 어릴때 만나야 더 빨리 친해 지겠지.'

라고 맘을 먹었다.

그 해 12월  어느날....

난 복순이 용품을 사러 충무로를  갔었다.

충무로를 자주 나가는 편 이었지만, 그땐 영화를 보거나 한옥마을 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지인에게만 갔었기에...반대편 으로 돌아가면 그런 지옥이 있단걸 난 몰랐다.

수십 마리의 작은 강아지들이 각 각의 유리 진열장 안에서 물건 처럼 진열되어 있는 가게...

그냥 보아도 태어난지 갓 한달이  넘어 보이는 아기들이다.

어느 강아진 힘없이 누워있고,

어느 강아진 옆에 있는 자기 친구 혹은 형제를 엄마인줄 착각하고 젖을 찾는다.

또 어느 강아진 제법 활발하다.

가게 안쪽엔 진짜 VIP급 초소형 견이 있다고 써있다. 그리고 가게 한쪽 조명불도 비추지 않는 그자리에...

작은 철망  안에서 웅크리고 있던 하얀 녀석...

한쪽 눈은 짓물러서 눈물이 입까지 내려온 녀석...

가게 주인에게 녀석은 이미 상품 가치가 없어진 물건처럼 대해졌다...

털뭉치에 비해 갈비가 앙상하도록 말라 비틀어진 몸... 작아야 팔리니까, 굶어 죽지 않을 만큼 먹인게 눈에 훤히 보였다.

나도 모르게 눈밑이 부르르 떨렸다.

난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들이 부르는 값을

십원하나 빼지 않고 현금으로 줬다.

그들이 서비스로 주는 작은 집도 거절했다.

데리고 나오면서 난 이 작은 털뭉치에게 약속했다.

"다신 그누구도 널 함부로 못하게 할께...네 생이 다 할때 까지 지켜줄께...지금도 어느 철창에 갇혀서 새끼를 낳고 있을 니 엄말 대신해서 내가 잘 키워줄께.... "

너무도 착한 털뭉치는 집에 도착할때 까지 작은 미동조차 없었다.

복순이와 첫 만남은 ... 아마도 이랬지 싶다.

복순이 :안녕~?~

몽이: 저리가 귀찮아.

복순이: 넌 누구니? 이제 나랑 놀아줘~

몽이: 가라고... 귀찮고 배고파...

복순이: 야~ 나랑 한번만 뛰자~~~

몽이:팍! 안가냐?!!!

복순이 보다 훨씬 자그마한 녀석은 첫 대면에 서열1위에 등극 했다.

처음엔 평범한 사료 한알에 미친듯 집착했고,

잘때도 항상 혼자 거실에서 잤다.그랬던 녀석이

언제 부턴가, 나와 베개를 같이 베고 잔다.

아픈곳도 다 치료했고, 그저 " 아가야 "라고만 불렀는데 이젠 진짜 이름을 지어줄 때가 되었기에

나름 ㅋ 작명 센스를 발휘했다.

ㅡ 김 몽아가 ㅡ

그 당시, 유명한 가수가 MC몽 이었다 .

그저 모두에게 사랑받으란 의미에서 몽이가 되었다.

솜뭉치 처럼 가볍던 녀석은 무럭 무럭 자라서 이젠 6키로가 넘는다.

너무 의젓해서 사람을 봐도 쉽사리 짖지 않는다.

기억력도 좋아서 자길 싫어하는 사람에겐 가까이 가지 않는다.

저 멀리에서 초등학생이 걸어 오면 먼저 피한다.

아마도 만질까봐 귀찮아서 그런듯 하다.

다른 강아지 친구가 복순이에게 짖으면 죽기 살기로 짖어 댄다.

마치 자기 언닐 지키겠단 듯이...

다른 강아지 엄마들이 부러워 할 정도로 의젓한 우리 몽아가는 내게 커다란 자랑이며 자긍심이다.

동물이면 어떠랴?...내겐 자식인걸...

처음에 약속 했듯이 난 세상으로 부터 몽일 지켜줄 것이다.

너댓살의 몽아가~♡

여덟살 무렵의 몽이~♡

우린 서로의 심장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잔다.



올 초... 녀석은 중성화,요로결석에 이어서

모든 단두종이 앓고 있는 질환으로 인해 세번째

대수술을 해야만 했다.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변종되고 변종되어 태어나고 만들어지는 강아지들... 인간의 눈엔 이쁠지 몰라도 그들은 평생 지병을 달고 산다.

이 이쁜 페키니즈는 얼굴을 민자로 만들기 위해

눈과 코가 작은 두개골 안에서 눌린채로 태어난다.

일평생 호흡곤란과 심장병을 달고 살아야 하며,

흥분하면 안압이 올라가고 힘들게 뛰면 심정지가 오기도 한다.앞다리가 휘는 기형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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