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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Nov 26. 2017

ㅡ  나에게 넌...  ㅡ

ㅡ  다음엔... 다음 생엔... ㅡ

지난주부터... 숨이 잘 안쉬어진다.

내가 신경쓰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쉬어주던 호흡이 ...갑자기 어렵다.

그럴때면 난 신경안정제를 먹는다.

가슴에 돌덩이를 얹어 놓은듯, 숨쉬기가 힘들고

이따금 눈이 뜨거워지고, 커다란 덩어리가 목구멍 너머에서 울컥 거리며 올라온다.

울지 않으려 침을 꿀꺽 삼킨다.

지금 울면 이대로 무너져서 다신 일어나지 못할것 같아서...  참는다...입술을 깨물어 본다.

지난주 토요일 아침... 10시 30분경

전화 벨이 울렸다...

" 여보세요?...  "

" 안녕하세요 . -바른 펫 -인데요... "

순간  심장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들었다.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었고

제발 쾌유되었으니  데려가란 소식이길 바라고 또 바라며 전화기 넘어 들려오는 목소리에 집중했다.

" 복순이가 객혈을 하고 호흡이 갑자기 안좋아요 빨리 오셨으면 해서요... "

난 아무말 없이 전화를 끊고 안정제를 입에 털어 넣었다... 이미 내 눈은 시력을 잃은듯 앞이 보이질 않았고, 손은 덜덜 떨리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닦아내도 닦아내도 눈에 자꾸 물이 고여서 앞을 볼수가 없었다.

병원에 주차를 하고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어제 분명히 산소방에 입원했는데...

병실 어디를 둘러봐도 복순이가 안보였다.

수술실 옆방에서 선생님이 나즈막히 우릴  부르셨다. 그날도 아픈 예감은 비껴가지 않았다.

몇년 전...언니가 떠나던 그날처럼...

자는듯 누워있는 복순이 ...

난 머리를 망치로 맞은것 처럼  멍했고 눈물만 나왔다.아무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 복순아...김복순?... 일어나봐 집에 가야지?..."

나 없인 밥도 못먹는 복순이가

나 없인 물도 못마시는 복순이가

비가 오거나 천둥이 치면 품에 꼭 안아줘야 잠드는 복순이가 나 없이 혼자 떠났다.

하룻밤은 집에서 재워서 보내려고 집으로 데리고 왔다...

늘 복순이가 누워있던 자리에 뉘여주고

바쁘게 움직였다. 평범한 여느날 처럼...

"2008년 8월 이십 며칠 이었지?...

복순이가 우리 집에 온 날이?..."

혼잣말을 마구 하고, 최근 복순이의 모습을 되새기고, 언제부터 아팠던 걸까 라는 물음표를 머리에서 계속 끄집어 냈다.

비록 소용없는 짓이 었지만 말이다.

일요일 아침.

복순일 데리고 가평 본가로 갔다.

평소 복순이가 좋아했던 이불로 꼬옥 안고서..

추울까봐 꽁꽁  싸매고, 또 싸매고, 또 싸매고...

햇빛 잘드는 양지에  땅을 팠다.

'복아...먼저 가 있어... 이모도 죽으면 니옆으로 갈꺼야... '

밥과 간식, 그리고 녀석에게 주라며 아랫집 이모가 사온 귤을 챙겨서 도시락을 쌌다.

복순이의 곁엔 옥천에서 사온 작은 단감 나무를 심었다.

" 다음엔 복아...바람으로 태어나렴. 맘껏 가고픈데 다 다니고 이모곁에도 와주고... "

흙을 토닥이며 주절댔다.

착해서 어딜가든 이쁨 받으며 잘지낼 복순이니까

천국에서도 잘 지낼꺼라 믿으며 살아야겠다.

아직 내겐 두녀석이 남았으니까...

늘 곁에 있을거라 믿었던 네가...나만 아픈줄 알았는데, 그래서 가끔 짜증도 부렸는데...

넌 혼자 병들어 가고 있었구나.

미안해 정말 미안해...

우린 항상 함께야~~~

잊지마~~~ 김복순~~~

오늘은 몽이랑 복순이에게 다녀왔다.

십년을 함께 한 몽이니까 ...애틋함이 남다르겠지 싶어서...

너무 슬퍼하지 말자

우린 또 만날꺼니까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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