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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Sep 07. 2016

내가 아닌 너의 이야기 3

너에게 스며들다

6월 22일...

조금만 걸어도 숨이 턱턱 막힐듯 덥다.

날씨가 더 더워지기 전에 해야할 일이 있었다.

야오의 이동가방을 빌려 똘똘이와 병원에 갔다.

녀석에겐 미안하지만 ...중성화를 할수밖에 없었다. 에궁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둘걸 그랬나 싶다...원체 순한  녀석이라서 목에서 피를 뽑아도 별다른 저항도 하질 않는다.

녀석을 입원 시키고 집에 오는데 가슴이 아렸다.

"사람들이 우는 소리 싸우는 소리를 싫어한단 이유로 수술을 해야 된다니...오래전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 강제 불임 시술과 그 잔인함이 다를건 또 뭐람.... "

물론 사람과 동물을 비교해선 안된다지만 ,생명의 존엄성 앞에 귀천은 없다고 본다...

씁쓸한 마음은 콩나물  국밥 한그릇에 날려 보냈다.

며칠 후 복순(시츄 )를 데리고 병원에 다녀왔는데

언니가 울고 있었다 .

" 왜 울어? 뭔일이래?~~~"

" 야오가 갔어 ...야오 주인이 애기들이랑 차에 싣고 떠나 버렸어...귀찮으니까 버린거야 ...구리 어느 창고에 쥐잡이로 보낸데 ..."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쓰레기 같은 새끼...창고서 냄새 난다고 그럴때 부터 알아봤어 ...지 아들이 이뻐해서 어쩔수 없이 데리고 있는다고 할때 부터 알아봤다고.... "

너무 화가 났지만 ...내가 거둘수 있는 입장이 아니어서 그저 우는거 밖에 해줄게 없었다.

햇님,달님,별님 이가 이제  창고 밖으로 아장아장 마실을 다녔던 시기였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저주는 다 걸어주고 싶었다.

속으로 오만가지 욕을 퍼부어 댔다.

야오의 중성화를 약속하더니 중성화 비용이 30만원 이라니까 그냥 갖다 버린 것이다...

야오는 그에게 ...

그저 창고에 방치된 아들의 장난감일 뿐...

가족도 반려동물도 아니었나 부다...

단짝이 없어진 후 우리 똘똘이가 밥을 먹는 양이 줄었다. 외로웠는지 화초 언니네 나비에게 마실을 간다. 나비도 야오와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해서 예민한데...눈치없는 똘똘인 매번 맞으면서 나비넬 놀러간다...나비가 때려서 인지 녀석의 새끼들도

저보다 몸집이 다섯배는 큰 똘똘이 한테 펀치를 날린다 .

"즈그 엄마 닮아서 싸납네~..."

동네 아주머니들이 박장대소 하신다.

덩치 큰 똘똘이가 맞는게 신기한듯 한참을 바라 보신다. 나도 신기하긴 마찬가지라 작업실 문 밖으로 고개를 빼꼼이 내밀고 보곤 했다 .

누군가가 밖에서" 고양이다!~"

하고 소리치면 만사 제쳐 두고 뛰어 나갔다.

일부러 큰소리로 " 똘똘아~김똘똘~~"

하고 불렀다.

녀석에겐 나란 ...인간 가족이 보살피고 있음을 알려주기 위한 나의 비책이었다.

내 목소릴 들으면 여지없이 녀석은 "냥~냥~"

거리며 뛰어왔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만 바라보며 달려온다.

지금도 가슴 저리게 그 모습이 생생하다...


똘똘이를 쏙 닮은 달님이...

지금쯤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겠지...

어디서든 사랑받고 행복하길 늘 기도할께...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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