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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Aug 08. 2022

시골살이

이번 여름은 아픔이었다

아프다는 것...

내 자식이 아프다는 건 정말 괴로운 일 입니다

저희 몽인 올해 16번째 생일을 맞이한 노견 입니다

제겐 늘 아기 이지만요^^

지난 몇달간 녀석은 빠르면 일주일, 길면 보름 정도의

기간을 가지고 복수를 빼왔습니다

전...의사쌤이 아프지 않을꺼라고 하신 말씀만 믿고

물론 속으로는 (에이 아프겠지 안아파 ) 라고 생각했지만요

녀석의 상태에 맞춰 저는 휴무를 잡아서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그렇게라도 함께 오래도록 살고 싶었습니다

이런 제 생각이 며칠 전 월요일 조금 바뀌었습니다

복수를 빼는데 도와달라고 해서 처음으로 처치실로 들어갔습니다

저에게 녀석의 다리를 꽉 잡아달라고 하셔서

놓치면 다칠까봐 꼬옥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 복수제거 ......

시작한지 3분도 되지않아 몽인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신음과

실신을 거듭하다가 오줌까지 싸고 말았습니다

제가 할수 있는게 우는것 뿐이라 그냥 몽이의 발을 부여잡고

고개숙여 울었습니다....

"미안해...네가 이렇게 아픈줄 몰랐어 정말 미안해 몽아"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며 전 울었고 몽인 비명을 질렀습니다

늘 1리터 이상 뽑아왔던 복수를

저는 500밀리만 뽑고 그만 하자고 했습니다

더 이상 보기가 괴로워서...내가 죽을거 같아서...

집에 오는 길은 참 심란하고 복잡한 심경이었습니다

그동안 이렇게 아팠을꺼라 생각하니 정말 대신 아프고 싶었죠

내 삶을 나눠줄수 있다면 절반을 떼어줘도 안아까운 내새끼...

그런 몽이를 보면서

"힘들었지?...  미안해 그런데 몽아... 평안한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생각하는 내가 밉지?... 괜찮아 나도 내가 미운걸 뭐..."

차안에서 몽이에게 안락사에 대해 말했습니다

죽기보다 싫었던

주변인들이 병원비 너무 들어간다고 안락사 얘기할때마다

난 하나도 안아깝다고 살수만 있다면 집을 팔아서라도 살릴꺼라고

했었는데... 내가 안락사를 얘기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서울에서 가평까지 오는 내내 울었습니다

그저 미안해서...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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