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로 회사로 출근해야했던 작년에 비해 올해의 나는 선택지가 많아진 만큼 스스로 절제를 해야만 했고,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나는 같이 일할 사람을 구하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어디서?
#첫번째 방법
카페를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평소 가던 집근처, 새벽 4시까지 하는 카페, 24시간 카페.
세곳을 모두 가봤는데 업무 집중이 잘되는 나에게 잘 맞는 카페를 찾는게 힘들었다.
집근처 카페는 개강을 해서 그런가 사람들이 항상 많았다.
새벽4시까지 하는 곳은 위치가 학생들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곳이라 그런지 자리를 찾기가 어렵고 다소 조명이 강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4시간 카페,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름 성공이었다. 직장인이나 프리랜서도 제법 많이 오는 것 같았다. 가만히 있는데 거래처 혹은 상사와 전화를 하는 분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사실 그것까지 하게되면 처리해야할 업무가 조금 밀릴 수 있어요. 그 부분만 괜찮으시다면 어쩌구 저쩌구..'
햐. 드디어 일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두번째 방법
연애할 사람을 구해본다.
주변 사람들과 오랜만에 약속을 잡으려고 연락을 했다. 아,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몇 주 전에 4년 사귄 연인과 정리했다고. 네 정리되었습니다. 드디어 깔끔하게요. 나에게는 가장 긴 연애기간이었고, 왜 사람들이 장기연애가 끝나고 결혼을 빨리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말했더니 그 중 1년 반 만에 연락하게된 한 지인이 말했다.
'왠지 그럴 것 같았어.'
'아니 어떻게 알았어?'
'넌 꼭 큰 변화가 있을 때 주변을 정리하잖아.'
복합적인 이유가 있기는 했지만 나는 흠칫 하고는 친구에게 말했다.
'너무 날 잘 알아.'
사람들에게 혼자가 되었음을 알렸지만 당장 만나기는 싫었다.
올해 말이나 하반기가 되어서, 연애 하고싶다가도 하고싶지 않은 마음으로 나중에 기회 되면 소개 시켜줘 라고 말했다. 생각해보니 나랑 결이 잘맞는 사람이랑 연애 해야하는데, 그 사람과 꼭 스터디를 할 필요는 없잖아. 그리고 직장인 일 수도 있을텐데 계속 같이있을 수도 없고.
이 방법은 보류다.
#세번째 방법
같이 스터디나 업무를 할 사람을 직접 찾는다.
가장 먼저 지인에게 물어봤다. 스터디 같이 하는 사람을 찾으려 하는데 괜찮은 곳 있나요?
그런데 돌아오는 것은 영 별로 땡기지 않는 내용 들이었다. 나는 가까운 곳에서 진짜 터치 안받고 엉덩이싸움 같이하며 느슨한 유대감을 가질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집 근처 사람들이 모여있는 플랫폼에서 질문을 남겼다.
뜬금없이 공부나 업무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 동네 어플이었는데, 사람이 구해졌다(!?).
다음주 월요일 저녁 스터디를 하기위해 약속을 잡았다.
이렇게 휘뚜루 마뚜루 모임 나가고 하는건 별로 안좋아하는데. 어쩌겠어 회사 안다니니까 사람 만날 곳이 없는데.
정말 있었으면 좋겠는데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약속을 막상 잡으려니 이게 진짜 되네 싶다가도 괜히 얼굴도 모르는데 나가도 괜찮을까,
진짜 같이 폭풍성장할 수 있는 느슨한 연대의 자기개발러가 맞으실까 걱정이 됐다.
사실도 지금도 걱정 하고있다.
내일이 되면 알겠지, 프리랜서 되고 참 별걸 다 해본다.
다음주 글에는 이렇게 스터디 하고난 후의 후기를 적어보겠다. 바람맞을 가능성도 있다. 정말 조심성 없다고 할 수 있지만 둘 다 익명이기 때문이다.
결론 : 프리랜서일 수록 주기적인 일정이 필요한데, 강제로 나를 일으켜서 나가게 할 수 있는 일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프리랜서 마케터의 한 주.
아직도 모르는게 너무 많은 프리랜서 2.5개월차.
원래 이런건지 회사를 안다녀서 그런건지 회사 다닐 때 보다는 도전욕심이 확 감소했다.
템포를 조금 빠르게 올려야 할 때가 왔다.
공간적 자유 100%, 시간적 자유 80%를 꿈꾸면서 소중한 사람과 웃기 위해 달리는 7년 차 마케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