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이 등장하기 전인 아날로그 시대의 미디어는 미디어 기기 자체를 의미했습니다. 미디어를 이용한다는 것은 ‘책을 읽는다, TV를 본다’처럼 정해진 미디어 장치와 접촉하는 일이었죠. 신문과 잡지의 기사는 종이 위에만 인쇄되었고, TV와 라디오의 프로그램은 지상파를 통해 TV 수상기와 라디오의 수신기에서만 시청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미디어는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구성 요소들이 다양해지면서 여러 겹의 지층이 쌓여 전체 구조를 이루는 것처럼 다층적인 구조로 그 개념이 변화했는데요, 미디어를 이루는 5가지 층위(레이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미디어 기기는 이용자가 콘텐츠에 접근하도록 만들어주는 물리적 장치를 말합니다. 미디어 기기에는 종이로 된 책과 신문, 텔레비전 수상기, 라디오 수신기, 카메라, 비디오 플레이어, 녹음기, 게임기, 각종 컴퓨터, 그리고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 등이 있습니다.
전송 네트워크는 콘텐츠를 공급자에게 받아 이용자에게 전달해 주는 물리적 네트워크를 말합니다. 케이블, 위성 같은 방송용 네트워크나 전화망, 유무선 인터넷과 같은 통신용 네트워크, 전통적인 우편이나 소포가 전달되는 유통망이 있습니다.
무선 인터넷과 같은 이동통신 기술이 개발되면서 사람들이 이동 중에도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것처럼, 전송 네트워크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미디어 기기가 달라지고 그에 따른 생활 방식도 달라집니다.
미디어 플랫폼은 콘텐츠와 이용자가 연결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유통하고 전송하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환경을 말합니다. 사용하는 맥락에 따라 책, 컴퓨터, 스마트폰 등과 같은 미디어 기기를 미디어 플랫폼으로 볼 수도 있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운영체계를 미디어 플랫폼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미디어 플랫폼에는 구글,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portal)과 블로그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같은 소셜미디어,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이 있습니다.
콘텐츠 패키징이란 각각의 콘텐츠들을 이용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묶어내는 방식을 말합니다. 편성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죠. TV와 라디오의 프로그램은 시간 순서에 따라 조직되어 채널로 편성된 것이고, 종이 신문과 잡지의 기사는 지면이라는 공간 위에 조직된 것이죠.인터넷의 정보들은 각각의 주소를 통해 독립적인 공간에 배치된 것이고,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영상 콘텐츠를 공간적으로 편성한 것이죠.
단위 콘텐츠는 미디어라는 그릇에 담겨 전달되는 각각의 내용, 즉 메시지를 말합니다. 콘텐츠는 미디어의 양식에 따라 문자, 이미지, 음성(소리), 영상, 멀티미디어 정보로 구성됩니다.* 신문 기사는 문자와 이미지 정보로 이루어진 단위 콘텐츠이고, 텔레비전 뉴스는 영상 정보로 구성된 콘텐츠입니다. 스마트폰 게임은 멀티미디어 정보로 이루어있죠. 같은 내용의 정보라도 미디어에 따라 다른 양식의 콘텐츠로 구성되고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달라집니다.
(*미디어의 양식은 분류에 따라 다양하게 나뉠 수 있습니다.)
미디어를 이용한다는 것은 미디어 이용자가 자신의 이용 목적에 맞게 미디어의 5가지 층위를 선택해서 조합하는 행위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아바타>라는 영화를 보는 일은
1. 미디어 기기 중에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2. 전송 네트워크 중에서 무선 인터넷을 선택하고
3. 미디어 플랫폼 중에서 넷플릭스를 선택하고
4. 공간적으로 패키징된 여러 콘텐츠 중에서
5. 단위 콘텐츠인 <아바타>를 선택하는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미디어 행위인 것이죠.
[참고 문헌]
이재현, 「미디어 레이어 이론화와 활용」, 언론정보연구 51권 2호, 2014년, 109∼141,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김경희, 이숙정 외 3명,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중에서, 한울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