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책꽂이 털이 프로젝트
코로나로 인해 갑작스럽게 한국에 돌아온 후
평소 하던 필사에 나름의 권리(?) 무게를 주고 싶었다
헛헛함을 달래기 위한 나만의 방식이라고 해두자
시간이 흘러 1년
더디긴 하지만 꾸준히 프로젝트는 이어지고 있다
사실 특별할 것이 없기 때문에
주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일이기에
멈추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지금 우리 시대의 꼭 필요한 조건
주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여기 일이라 함은 금전적인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이제 가지고 있던 돈이 떨어지려 하고 돈이 들어갈 일들이 생기다 보니
일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일을 찾고 있는 나는 아직 살만한가 보다
또,
삼천포로 빠졌다
다시 돌아와서
책꽂이 프로젝트는 별거 없다
말 그대로 내 책꽂이 무심하게 꽂혀 있거나 쌓여 있는 책들을 꺼내 읽고 필사하는 것이다
분명 책보다는 영화를 더 좋아한다
...
아닐 수도 있다
긴 여행이든 짧은 여행이든
출퇴근에도 나의 가방에는 책이 있었다
한때는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운동할 겸 출퇴근을 걸어서 했다
걷는 동안 보통 음악을 들었을 텐데
나는 책을 읽으면서 걸었다
지방이라(시골은 아니다)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책도 영화도 다 좋아하는 걸로 하자
인스타를 책과 영화 별도 계정이 있는 거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걸로 인정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한증으로 한동안 필사를 멈추다
여름의 끝자락
날씨에 예민한 손바닥은 손글씨를 쓸 수 있는 정도로 축축함을 유지하고 있다
여름과 어울리는 책을 찾는 중
낯선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시집? 내 책꽂이에서 보기 드문 장르이다
몇 권 되지 않는 시집은 모두 지인들에게 선물은 받은 것이다
'참 좋은 당신'
분명 지인이 선물인 듯한데
너무나 낯설다
책을 펼치는 순간
손글씨로 남긴 메모를 발견했다
2008년 5월 30일
분명 내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있다
책을 선물한 이는 '나무(?)'
짧은 메모이지만 진심이 가득 아니 듬뿍 담긴 글이다
너무나 미안하다
내 머릿속 지우개의 성능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새하얗게 지워졌다
책을 받은 기억도
지인과의 추억도
아무것도 남아 있는 게 없다
45분째 기억을 더듬고 있다
떠오르는 후배가.....
중요한 것은 삐익-----------------------------------------------
나의 기억은 사망했다
책꽂이 프로젝트
나를 작은 사람으로 만드는 하루이다
누군가에게 참 좋은 당신이었다는 것으로
위로를 해본다
오늘도 추억 속에서 현재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