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고있는 건지

by 순정

평생 살면서 이런 질문을 직접적으로 나 자신에게 던져 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어떻게 살고 있는 건지?

너무나 직접적이라 당황스럽다


매 순간 주어진 일을 하면서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서 일까?

대학을 졸업하고 석사과정(안정적인 직업을 위한 선택) 교육대학원에 입학

대학원을 다니면서 학비와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모교 학부에서 행정조교로 활동


석사 3년을 하는 동안 조교와 기숙사 사감(보)으로 활동하면서 임용을 준비하려고 했다

나의 동기생들을 보면서 살짝 마음을 접었다

중국어를 전공하면서 중국 단기 어학연수 아니 여행도 다녀온 적 없는 순수 국내파

나의 동기들은 학부 4년을 중국에서 전공하거나 유학을 다녀온 인재들이었다

(핑계 일 수 있다. 사실 6개월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과연.....)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기도 했다(대학원 다니면서 한눈을 팔면 안 되는 일이었는데)


한눈을 팔 거면 확실하게 집중적으로 했어야 했다.

영화제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마케팅 강의를 들으러 다니면서 기웃거린 것이 문제이다

그 속으로 제대로 뛰어 들었어야 했다


영상미디어/콘텐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왜 취업전선이 아닌 다시 학교로 리턴했는지

모를 일이다.(자신이 없어서 일 것이다)


모교에서 문화콘텐츠 박사과정을 전공하게 되면서 여전히 조교와 사감보로 일을 하게 된다

1년에 천만 원 가까이 되는 학비는 조교를 하면서 조교 장학금으로 해결

생활비는 사감보와 중국어 과외를 하면서 해결

1년에 한 번 여름에 재미교포 청소년 문화 캠프 팀장을 하면서 방학에 용돈을 벌 수 있었다

(쉼 없이 달렸다고 생각했다)

우물 안 개구리였던 시절임을 미국에서 온 한국 청소년들을 보면서 느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은데 학부부터 석사 박사까지 10년 가까이 되는 시간을 학교 캠퍼스가

세상의 전부인양 살았고 버티고 있었다

(사실 강사 제안을 받고 강의를 할 줄 알았으나 몇 번 물먹고 나니 정신을 차렸다는 게 맞는 말일 것이다)


학부 때도 석사 때도 관심이 없었던 중국어학연수를 가게 되었다

환장 그냥 도망인 거지 현실도피


한 학기 어학연수 후 잠시 마지막 여름캠프를 하기 위해 한국에 잠시 들렀다(다시 갈 계획이었다)

캠프를 마치고 중국행 티켓을 예약하고 떠날 준비를 하는 순간

머릿속에서 아니 귓속에서 들리는 소리

(스치듯 후배가 말한 해외봉사 프로그램)


집에 있어 심심하니 클릭!! 접수기간이었다

그냥 무심결에 접수를 하고 서류전형 합격

(여름캠프에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어 준비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강의를 수료한 덕분인 듯)

중국행 비행기 취소

건강검진 살짝 문제가 있었으나 1차에 통과

2차 면접 진심 운이 좋아 통과

교육받고 11월 우즈베키스탄으로 출발

2년(군대 가는 느낌/안 가본 여성이 할 소리는 아니다/시간적인 의미였다)


다양하고 힘차게 2년을 보내고 한국으로...

이때 결정을 했어야 했다

어느 길로 갈 것인지

갑자기 지오디의 길이 생각나는구나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20대에 할 고민을

영화제 자원봉사에서 스태프로 일을 하고 영화 프로듀서로 1년을 보냈다

그 후 엉켜버렸다

일을 안 한 건 아닌데 2년을 그냥 빙빙 주변을 맴돌았다

가장 중요한 시기였던 것 같은데


이렇게 정리를 하고 나니 문제점을 발견했다.

2년간의 시간 그 2년간의 시간이 문제였다.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문제를 발견했으면 해결을 해야 한다

해결 방법은 ???


타임머신 기계를 찾아서 다시 시간을 돌리는 방법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2018년으로 가자

아니 2016년으로 가자

주변을 맴돌지 않고 조금 더 깊숙하게 일을 할 수 있는 시기로 가자


오늘 9월 29일 아침 8시부터 일을 하기 시작해

이 글을 쓰기 15분 전까지 미친 듯이 달리다 보니 정신줄을 살짝 놓은 것 같다


어쨌거나 나는 타임머신을 찾으러 간다

오늘이 9월 30일 인줄 알았다

하루를 잃어버릴 정도로 일이 나를 끌고 가고 있다

질질 질

수요일 비가 온다


이런 날 정신 살짝 내려놓은 미친 여자가 한 명쯤 있다고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마지막 맨땅에 헤딩하는 보도자료를 작성(엄청 거창한 것 같다 보도자료라고 하니까)

하고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다..... 절대 그럴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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