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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by 순정

1주일 동안

독감인지 코로나인지로 행복한 순간을 잃어버렸다


집순이

재택러가 코로나 일리 없을 것이다

모친이 감기인 줄 알았는데

코로나 양성이 나왔다


울 모친 유행에 민감한 분이었어

밀접 접촉자이니

방구석 집순이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다

이틀째

이상하다


새로 주문한 커피를 개봉한 후

코를 커피에 처박았는데

아무런 향도 느낄 수 없었다

아무리 킁킁거려도

커피를 내려 마셨으나

커피 향도 맛도 느낄 수 없었다


빵 굽는 뇬자의 일상

빵을 굽는데 빵 냄새가 나지 않았다

노릇하게 구워지는 빵을 눈으로 느낄 수 있을 뿐

향이 냄새가 나지 않았다


기분이 좋지 않아

달달하게 먹었다

이상하다 아무리 잼을 꾸덕꾸덕하게 올려도 달지 않았다

잼이 오래됐나..... 꿀을 먹어도.....


잠시 후 속이 이상하다

너무 달아서 속이 달달함을 넘어 선 순간

아이고 배야~~~~~


코로나든 감기든

나의 행복한 순간을 빼앗겼다

오감을 느낄 수 없는 건 말이지


지구가 멸망하는 순간 같았어(좀 오버인가~)

모든 것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

작은 행복이라고 생각했는데

커피 향을 맡고 쌉쌀한 맛을 느끼는 것들이

나의 우울한 일상의 작은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작은 행복이 사라진다 해도

나의 삶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나의 오만이었다

작은 것이 모여서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커피 향을 느낄 수 있고 쌉쌀함을 느낄 수 있는 지금

다시금 이것이 얼마나 큰 존재이며 큰 행복이며 안심이 되는지


커피를 마시면서 글을 쓰며 음악을 듣고 있는 지금

감사하다


방문을 살짝 열니

빵 굽는 냄새가 솔솔솔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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