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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ay 17

by 순정

오후 6시

쥐꼬리는 인수인계 일주일 남기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재택근무 평소처럼 일하다 정리하면 되는 것 같다


6월 포스터 작업까지 왜 한다고 했을까

마음이 떠나니 디자인이 내가 봐도 참 성의가 없다

이번 주 주말까지 끝내고 싶었으나

불가능

담주 수요일까지는 끝내보자라고 쓰고 아마 담주 금요일에도

똑같은 글을 쓰고 있을 것 같은 무서운 예감(소름~)


공항 가기 17일 아니 16일 전이다

이미 내 탁상용 달력은 5월이다


4월 일주일 남았다

시간 참 느린 것 같으면서도 빠르고 빠른 것 같으면서도 느리다

정확하게 현지에서는 8개월을 지낼 예정이다(추후에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해 볼 이다)

더 있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현지 상황이 그럴 수 없을 수도 있고

너무 긴 계획은 사치라는 것을 이미 알아버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전으로 인해(지금은 안정되었다고 하나) 지방은 여전히 통행이 자유롭지 않은 것 같다

(여행주의보 단계도 아직인 듯하다)


안전이 확실하게 보장되어 있으니 파견 보낸다고는 하나

여전히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

개별 생활이 아니 공동생활, 합숙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음!!!!(진심 싫은데 말이다)

조건만 된다면 캄보디아처럼 한 아파트에 각자 거주해도 될 텐데 말이다

두 번의 해외 활동으로 2번의 의무적 8주간의 합숙생활 경험자


누군가는 미쳐서 날뛰고

그 누군가는 그것을 받아줘야 하고

그 누군가는 그걸 참지 못해 같이 날뛰고


첫 경험은 이러했다

조가 달라서 방이 달라서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지켜보는 입장이었으나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의 순간이었다


두 번째 경험 숙소 문제가 많아서 점점 스트레스가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특히나 몸에 이상 증상이 생기는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극도로 치닫게 되었으며

곧 폭파 직전이었다


다행히 갑작스러운 발진으로 인해

유숙소행으로 정해지면서 사람들과 멀리 지낼 수 있었다

남아 있는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내가 해결해 줄 수 없으니

각자 이겨내고 버티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내가 아파 죽겠는데 누굴 위로하고 격려해주겠냐 라는 핑계를 되어 본다)


따뜻한 격려와 위로는 따뜻할 때 가능한 것이다

차갑게 식어버린 자들에게는 건방진 시답지 않은 훈계와 잘난척하는 꼴 밖에 안된다


너무나 잘 알기에 입을 다물고 말을 아끼고 행동을 삼가했다


각자의 삶 속에서 50~60년을 살아온 분들에게는

자신들만의 루틴이 있기에 시답지 않은 젊은이의 이야기는

건방짐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20대, 난 청춘이야라고 날뛰는 이들에게는

청년의 기준에 포함되어 있으나 청춘에게는 같은 청년이 아닌 자들의 이야기는

꼰대로 취급받을 수 있다


8주의 교육기간이 끝나면 임지에 파견되어 단신 부임 해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좋았다

한 아파트에 사는 것도 원치 않아서 멀리 떨어져 있기를 끝까지 버티다

1시간(트래픽 상황에서는 얼마나 걸릴지 가늠할 수가 없다)

(걸어서도 30분이면 갈 거리를 2시간이나 버스에서 지쳐가는 경험을 한 나는)

먼지를 마시면서 톡톡이로 엉덩 방아리를 찧어야 하는 생활은 도저히 할 수 없을 듯하여

개인 사생활이 보호되는 아파트니 괜찮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아파트의 장점이자 단점, 문 닫고 살면 옆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모른다)

그런데 나 왜 문 열고 살았지????(에어컨을 켜지 않는 나는 맞바람을 좋아했다)


짧은 한달간의 평화로운 생활이었다

마음껏 수영하고 힘차게 러닝머신을 달리면서 보낸 꿈같은 1달

엘레베이터도 없는 곳 5층(숨이 컥컥 막히는 30도가 웃도는 습한 날씨) 침대 진드기로 발등에 발진이 생겨 신발도 제대로 신을 수 없는 8주 간의 생활 후

맛본 달콤한 꿀같은 1달간의 생활이었다


캄보디아에서 전기장판 사용한 1인

에어컨과 리모컨은 장식품이었던 1인


아프리카이지만 에티오피아도 전기장판이 필수라고 한다

패딩점퍼도 필요하단다

추위에 약한 난 롱 패딩을 가지고 가야 할까 고민 중이다

(아직까지는 보류 중)


69Kg를 가지고 갈 수 있다

음 그래도 심플하게 최대한 심플하게

내일 무슨 일이 생겨서 다시 돌아와도 이민가방에 모두 넣어서 올 수 있게

캄보디아에서 처럼 바리바리 하지 않게


숟가락 젓가락은 챙기자

코로나로 인해 환경을 위해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다

2주 5월 9일 00:50분 출발

에티오피아항공이다. 아시아나도 있던데....

비행기 값이 거의 두배 구만... 뭐가 다른 거야

기름값 고 비행시간도 똑같은데.... 몰까? 인건비????


별게 다 궁금한 40대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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