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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정 Aug 17. 2023

행군 속 나

오랜만이다

아니다

토요일 면접 이후

5일 만에 다시 서울 상경


오랜만이다

평일 출근시간

서울 지하철


코로나 이후 오랜만이다

모든 기준은 코로나 전후로 나뉜다

나만 그런가


서울 지하철

이어폰을 꼽고 있지 않은 나

아이팟 충전이 안되었다

어제밤에 충전했는데 요상하다


유선이 있지만

급하게 목적지로 가야하니


오늘부터 1박2일 출장이다

서울, 미술관에서 교육


생각보다 휴가기간이라 그런지

엄청난 인파가 존재하지는 않았다

딱 출근시간이지만

물론 지방 출근길과는

사뭇 다르다


환승역에 다다르면 긴장을 해야한다

가만히 있어도 밀려서 갈 수 밖에 없는 사항


내가 걷지 않아도 아니 걷지 않음 안되는 사항

환승을 위한 걷기


순간

들리는 소리


행군이다


발맞춰서 계단을 오르고 내리는 군중들

누구의 명령도 지령도 규칙도 없다


지휘자가 없으나

박자감 정확히 발맞추어 앞으로 향하고 있다


웅장한 소리가

나를 압도한다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 마스터게임 연습하는 느낌일까

아니다

그보다는 조금 더 경직된 상태에서 행군을 하고 있다


 군화를 신고 행군하는 군인처럼


군대 입대

아니 입소한 경험이 있다

2박 3일 이지만

군복을 입고

군화를 신고

내무반에서 잠을 자고

휴전선을 따라 야간 행군을 한 경험이 있다


긴장된 상황이었다

그 순간 만큼

그 보다 더 위축된 상황이었다


서울에서 살면서

학교를 다니면서

일을 하면서

출퇴근길을 경험한 나


처음이었다


출근길

행군

그 속에 내가 일원이 되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이어폰을 꽂고 있는 당신들

아시나요

출근길


행군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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