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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순규 Jul 15. 2017

잡문 #11

한국의 방 문화, 그리고 서점과 도서관

현대 사회에서 지금의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중 하나는 '방'문화다.


방문화가 생소하시다고? 우리의 학창 시절과 지금 일을 마치고 당신의 모습을 돌이켜 보세요. 게임방, PC방, 플스방, 찜질방, 노래방부터 한 번들어가면 몇 시간을 쉽게 보내는 카페까지... 이렇듯 우리 주위에는 많은 방들이 있다.


최근에는 이런 방을 탈출하는 방탈출 게임과 맘껏 부수고 괴성을 지르는 ‘스트레스 해소방’과 같이 새로운 ‘방’이 등장 중이다.

[그림 01] 스트레스 해소방

우리 알게 모르게 방문화와 함께하고 있다. 가끔은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방 문화에 익숙할까? 외국을 가면 거리를 거닐고 풍경을 즐기는 문화를 쉽게 경험할 수 있는데 말이다.


이는 아마도 현대 한국인들이 바쁜 일상에 지쳐 앉아서 쉬고 싶고, 또는 놀거리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즉, 방 문화는 우리의 여가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가란 ‘남을 여(餘)’와 ‘겨를 가(暇)’로 구성된 한자입니다. 이는 남는 시간 또는 일과 일 사이의 한가로운 시간을 뜻하는 말입니다. 즉, 여가는 시간의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이 배제된 ‘자유 시간’을 의미하고 있으며, 여기서 자유라는 의미는 노동 시간의 상대적 개념이 아니라 어떤 의무로부터 해방되어 아무 구속이 없게 된 상태를 내포하고 있다.




카플란(Kaplan)은 여가의 기본 요소를 6가지로 분류하였는데, 경제적 기능면에서 일과 대립되며, 유쾌한 기대감과 회상이 존재하고, 비자발적인 사회적 의무가 극소화된 상태, 심리적으로 자유란 개념을 자각하며, 문화적 가치와 밀접한 관련성을 지니며, 일반적 개념이지만 인간생활의 전체 영역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는 여가는 기존의 문화와 개인들의 작은 세계인 하위문화 사이에 변증법적으로 존재하는데, 큰 규모의 문화와 작은 규모의 문화 모두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위 문화가 여가에서 창조된다는 것은 규칙적으로 함께 활동하는 것에 연관된 사회적 집단뿐만 아니라, 그러한 활동 주변에서 발견된 작은 문화 체계로부터 비롯된다. 이처럼 여가는 하나의 사회적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구성원들이 하위문화 중 하나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이렇듯, 여가의 형태는 한정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합니다. 이는 여가의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독특한 문화적 요소와 결합되어 차별성과 동시에 유사성도 가지며, 문화를 창조기 때문이다. 이런 여러 여가 활동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방'문화와 여가 활동의 한 방향인 자기 계발에 대해서 글을 옮겨볼까 한다.


[그림 02] 북카페 및 서점과 연결된 카페의 전경

우리 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방'문화에서 카페는 조금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친구와의 수다, 과제 또는 힐링을 위해서 찾습니다. 이렇게 생겨난 방 문화는 북카페다.


조용한 도서관이 아닌 카페에서 독서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는 이러한 관점에서 서점이라는 공간으로 여 문화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최근 대형 서점을 방문하면 서점 내 카페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서점에서 풍기는 종이 냄새와 커피의 향기가 서점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런 서점들은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통해 도시를 탈출한 기분을 준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새로운 서점의 역할은 아름다운 공간으로서 사람들에게 일상 도시에서 벗어난 기분 좋은 경험을 주어야 하는 '방' 문화며, 카페와 같이 친숙한 여가 문화가 함께, 서점 본연의 기능인 책을 구매함과 동시에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하는 중이라고 보인다.


이러한 내용에 따라 우리나라만의 '방' 문화로서 서점이 가야 할 길에 도움이 될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일상 도시에서 벗어난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서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에는 클릭 한 번으로 책은 살 수 있겠지만, 그곳에는 이야기가 없다고 합니다. 서점으로 향하는 길목의 풍경, 서점을 가득 채운 공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배려와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사소하지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우리는 편리하고 효율적인 삶을 탐욕스럽게 추구하지만 결코 그것만으로 채워질 수 없는 존재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점을 찾는 게 아닐까 정리하까 이야기하고 있다.



[그림 04] 아틀란티스 북스 산토리니 서점


[그림 05] 영국의 안위크, 바터 북스


[그림 06] 이탈리아 밀라노의 디에치, 코르소 코모 북샵


[그림 07] 영국 러던의 돈트 북스


[그림 08] 브라질 상파울루, 빌라서점


[그림 09] 벨기에 브뤼셀, 쿡 앤 북


[그림 10] 미국 오하오 바츠 북스


[그림 11]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메리칸 북 센터


[그림 12] 중국 베이징, 키즈 리퍼브릭


[그림 13] 포르투갈 포르투, 렐루 서점


[그림 14]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셀레시스 도미니카넨


[그림 15]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엘 아테네오 그랜드 스플렌디


[그림 16] 일본 도쿄,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


[그림 17] 미국 로스엔젤레스, 더 라스트 북스토어


[그림 18]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베리아 아쿠아 알타

 



둘째,  서점 본연의 기능인 책을 구매함과 동시에 독서할 수 있지만 기존의 서점 및 도서관과 다른 기능을 하는 공간으로서 접근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위에 글에서와 같이 온라인이 발달된 우리나라는 책을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인지 과거와 달리 주변에서 서점을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대형 서점은 존재 하지만,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할인 혜택을 받고 구매하는 것을 더욱 선호하고 있다.


우리는 옷을 인터넷에서 싸고 쉽게 구매할 수 있지만 매장을 방문한다. 이는 옷 사이즈를 확인해보고자 하는 심리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인터넷을 통해 구매를 할 수 있지만, 직접 매장을 방문하게 할 수 있는 경험을 서점으로 옮기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마존은 고객을 서점으로 불러 모으게 위해 온라인에서 축적된 경험을 오프라인에도 적용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책의 썸네일만 보이는 방식을 서점의 진열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 고객의 평점을 중심으로  책을 진열하는 방식과 함께, 온라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관련 추천 서적의 기능도 적용되고 있다.


[그림 19] 아마존 북스와 서적의 진열 방식


일본의 츠타야 서점은 사람들이 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서 접근했다. 즉, 서점을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책을 보고 쉴 수 있는 여가의 '개념'으로 접근입니다. 또한 츠타야 서점은 새로운 진열 방식을 통해 고객의 경험을 변화하고자 했다.


도서관과 서점에서는 '십진법 분류'로 책을 분류하여 진열한다. 이는 각 카테고리별로 책을 세분화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동 패션을 다루는 책은 육아일 수도 패션 카테고리일 수도 있다는 문제다.


타야 서점은 이러한 책의 분류를 극복하기 위해 서점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해준다. 이는 여행 카테고리에서 예술적인 측면에 다가갈 수 있는 다른 분야의 책이 진열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서점에 방문하는 고객의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 확장을 통해 츠타야 서점에서는 책뿐만 아니라 커피와 식사를 (또는 술) 즐기고, 음악을 즐기는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그림 20] 츠타야 서점의 책 진열 방식과 서점 내부의 카페 및 바




우리나라의 서점도 책을 구매하는 단순한 공간에서 '방'문화와 같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충분히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퇴근 후, 시끄러운 도시에서 벗어나 커피와 식사 또는 술과 함께 멋을 즐기며 지식을 쌓는 고급스러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방' 문화로서 말이다. 이는 우리에게 *제3의 공간'(The third place)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21] 코엑스 스타필드, 별마당 도서관


얼마 전, 코엑스에 새로 생긴 별마당 도서관은 위의 내용을 충실하게 하고 있는 공간인 것 같다.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통해 사람들은 자유롭게 사진을 찍고, 보고 싶은 책을 찾고 읽으며, 커피를 마시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서점 또한 우리나라만의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공간과 관광 코스로서 변화를 할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3의 공간 :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생산과 소비의 장이 분화하여 가정과 직장 즉 제1의 공간과 제2의 공간이 분리됐는데 동시에 그 사이에 제3의 공간이 생겨났다. 그것은 번화가를 전형으로 하는 여가의 공간이며 자유의 공간이다. 도시사회학에서는 이것을 가장 도시적인 공간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그 확대와 더불어 다시 한번 그 의미를 캐묻게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얼마 전 여가시간 없는 한국인들의 하루 평균 독서 6분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OECD 국가 중에서 하위권이라고 발표되기도 했다. 전혀 책을 읽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25.6%이나 된다는 기사도 찾을 수 있었다.


심리적으로 수입은 그대로인데 지출이 늘어나면서 책을 사는 것은 '사치'라는 인식까지 생겼다. 책을 사더라도 읽을 시간과 여유가 없는 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 같다.


매년 읽게 되는 기사 입니다만, 한국에는 왜 노벨 문학상 후보가 배출되지 않는 이유는 독서를 멀리함과 연결 되어있을 것이다.


[그림 22] 일본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독서 인구


최근 일본 여행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지만 아직도 책을 읽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소소한 습관이 중국과 일본에서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와 더불어 후보자 배출을 하게 만드는것 같다.


이러한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 우리나라만의 새로운 형태의 서점이 형성되고,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지 않을까?


디자인을 통한 새로운 경험이 서점으로 사람들을 불러올 수 있다면, 우리나라도 미래의 노벨 문학상 후보가 배출되지 않을까 상상한다.



참고문헌

김언호(2016). 세계 서점 기행. 한결사

곽한병(2005). 여가 문화론. 서울: 대왕사.

마스타 무네아키 (
2015). 지적 자본론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민음사

Reina Shimizu(2013). 世界で最も美しい書店(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학산문화사.

Reina Shimizu(2014). 世界の夢の圖書館(세계 꿈의 도서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지식의 유산). 지식여행


이미지 참조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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