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 봉투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 담는 아이디어
집으로 배송이 오는 것들은 다양합니다. 주문한 물건의 택배가 오는 기간에는 설렘이 가득하죠. 한 달간 사용한 카드값과 통신비의 청구서는 반갑지 않습니다. 대부분 택배를 위해 사용된 박스나 청구서의 종이봉투는 찢어져 버려지기 일수죠. 저는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종이봉투나 박스를 함부로 찢어 버리면 혼나게 됩니다. 재활용하기 어렵다운 이유에서 말이죠. 그렇다 보니 두세 번 쓸 수 있도록 박스와 봉투를 봉한 테이프를 고이 자르는 습관이 베어버렸죠.
앞서 많은 환경오염과 이를 막기 위한 아이디어를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이 아이디어도 같은 맥락의 아이디어입니다. 이야기에서 나왔듯 종이봉투를 깨끗이 재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재활용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물품을 다시 사용하는 것을 뜻합니다.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지구 상 모든 사물들이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 모든 사물은 지구 상에 존재하는 자원을 사용 가능한 형태로 가공한 것임으로 무한정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지구의 모든 자원이 고갈되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재활용은 필수적이죠.
기존의 자원을 대체할 새로운 자원을 발견하고 가공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니 재활용은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죠. 사실 재사용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좋지만, 위생과 보안 문제처럼 민감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사용한 물건을 가공하는 재활용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저는 재활용에 있어 아껴 쓰자는 본질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1회용이라도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면 더욱 긍정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위 그림은 덴마크 코펜하겐의 '사치 앤 사치(Saatchi & Saatchi)'의 광고입니다. 녹색 휴지를 쓸수록 숲이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지게 디자인했습니다. 이는 1회용으로 쓰이는 휴지를 아껴 쓰게 만드는 아이디어입니다. 휴지통에 휴지가 얼마큼 남았는지 보이는 공간을 활용한 아이디어죠. 기존의 형태를 크게 변형하지 않아도 충분히 매력적인 접근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접근을 종이봉투에도 쓸 수 없을까? 이 질문이 아이디어의 핵심 접근이었습니다.
[그림 01] 사례처럼 낭비하면 환경이 파괴된다는 스토리가 적극적으로 보일 방법은 없을까? 어떠한 스토리가 공감대를 형성할까?
우선 종이를 낭비하면 나무가 줄어들 것이고, 그러면 지구 온난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쉬운 이야기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이 없어질 것이라는 간결한 메시지를 종이봉투에 넣고자 했습니다. 앞선 사례처럼 봉투 디자인의 형태에는 큰 변화 없이 말이죠.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집으로 오는 많은 청구서들. 당신은 깨끗하게 종이봉투를 잘라서 확인하시나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찢어 내용물을 확인합니다.
재활용 또는 재사용을 하기 위해서는 깨끗하게 찢는 게 나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습관 때문에 아무렇게나 찢게 됩니다. 이는 재활용의 요성을 자각하지 못해서겟지요.
재활용을 잘 하고, 아껴 쓰는 것이야 말로 지구 환경을 더욱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종이를 쉽게 찢지 않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이 디자인을 통해, 재활용의 필요성과 함께 당신의 습관을 바꿀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표현하기 위해 북극곰과 펭귄을 활용했습니다. 이는 나무가 줄어들어 일어날 지구온난화에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을 내용을 담기 충분하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의 내용은 '네가 낭비할수록 잃을 것이다'이라는 문구로서 정리했습니다. 터전을 잃어가는 북극곰과 펭귄의 상황을 전달하기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서 말이죠.
종이봉투 겉 면에는 북극곰과 펭귄의 일러스트레이션이 그려져 있습니다. 대지 위에 한 마리의 동물이 멀뚱멀뚱 서 있으니 눈에 잘 띄게 되었죠. 그리고 종이봉투 고유의 형태를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서 배치를 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적인 내용은 봉투를 오픈할 때 있습니다. 봉투를 열면 안에 한 컷의 스토리를 설명하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문구가 적힌 봉투 인쪽 면은 푸른색으로 도배되어있습니다. 그리고 풀과 테이프를 붙이기 좋은 중앙쯤에 방하가 그려져 있습니다. 마치 넓은 바다 위 빙하에서 표류하는 한 마리의 동물 같지 않으신가요?
어릴 적 수업에서 디자인은 예술이 아닌 지극히 실용적이고 상업적인 예술이라고 들었습니다. 디자이너의 신념과 이유를 중시하다 보면 사용자와 소통이 단절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예술은 물질이 아니며 무엇보다도 사용과 철학과 같은 복합적인 요소를 받아들이며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과정에서 그 가치는 가 발현됩니다.
돌려 생각해보면 디자인이나 예술이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에 소통창구로서 역할을 하지 않을까요?
디자인은 실용적이면서도 얼마든지 개념적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를 만들고 사회에 공헌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디자인은 큰 범주에서 보편적인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형태를 유지한다는 질서를 바탕으로, 봉투를 열 때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복잡함을 융합하고자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구 환경을 보호하자는 의미를 담아 커뮤니케이션을 하고자 한 부분이 생활 속 작은 예술작품처럼 느껴졌으면 했습니다.
이렇듯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의미를 담아 즐겁게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좋은 아이디어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재에서 주로 시작하니까요.
*Recycle Envelope (2012)
Multiple Owners : -
ADAA 2012 Packaging design, semi fina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