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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순규 Dec 16. 2017

공모전 도전기(3), 우리 강산 푸르게

잊혀진 식목일을 떠올리는 아이디어

어릴 적 식목일은 4월의 유일한 휴일습니다. 식목일은 국민식수에 의한 애림사상을 고착시키고 산지의 자원화를 위해서 지정된 날이었습니다. 식목일이 휴일로 지정된 것은 1949년 대통령령으로 '관공서와 공휴일에 관한 건'으로 부터입니다.


식목일은 1960년 공휴일에서 폐지되었으나, 나무를 심는 것이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어, 1961년 공휴일로 부활하기도 했죠. 그리고 2006년에 다시 공휴일에서 폐지가 되었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식목일을 기념하여 학교에서는 묘목을 심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었습니다. 수업시간에는 나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여 지구가 아파하기 때문에, 우리가 나무를 심어 지구의 상처를 치료해줘야 한다고 배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식목일이 사라져 그럴까? 인테리어를 위해 꽃과 풀잎을 고심해서 본 기억은 있지만,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경각심까지 가져본 일은 없었네요.




환경문제는 우리 주변에 항상 일어나는 이슈 중 하나입니다. 이슈 중에는 미세먼지처럼 쉽게 자각하는 문제도 있고, 시간이 지나야 자각하게 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낭비에 관한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낭비는 사전적인 의미로 시간이나 재물을 헤프게 쓰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혹시 알게 모르게 낭비하는 습관은 없으신가요? 돌이켜보면 꽤나 많을지 모릅니다. 저는 모두가 의식하지 못하는 낭비 중 하나가 영수증을 버리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림 01]영수증 모음

하루를 돌이켜 보세요. 오늘 하루 얼마나 많은 영수증을 받았을까요.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받아서 주머니에 넣고, 꾸깃꾸깃 접어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을 거예요.


보통 영수증은 작아서 재활용을 해야 한다는 의식을 잘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러한 무의식 습관이 지구를 파괴할 거라 생각해본 적은 있으신가요?


종이는 나무를 통해 얻어지게 되죠. 즉 종이를 재활용 없이 쓴다는 것은 나무를 계속해서 일하게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나무는 스트레스를 받을 거예요.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은 나무의 개체수는 줄어들지 모르죠. 그렇게 된다면 나무에서 종이를 얻는 게 어려워지진 않을까요. 즉, 작은 종이라도 재활용하지 않고 버리는 낭비는 곧 나무를 고갈하게 만들지 모른다는 확대해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이 파괴되는 중이라고 합니다. 아마존뿐 아니라 많은 산림지역이 파괴되고 있다 하죠. 이는 인구 증가에 따른 소비재의 필요와 지역 개발에 의한 벌목 때문입니다.

[그림 02]벌목 현장

매년 우리나라의 2할 정도 되는 숲이 벌목으로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무모한 개간 및 벌목과 같은 인위적인 산림 파괴는 사막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지구 육지의 약 1/3이 건조 혹은 반건조 지역이라고 합니다. 현재 많은 나라에서 사막화된 지역을 다시 푸른 숲으로 재건하고자 연구 중입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막화는 가속화되는 것이 현실이지요.


'룰라' 브라질 전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은 자기들이 자연을 파괴해 놓고는, 우리한테 아마존을 지킬 필요가 있다며 간섭한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즉, 남은 수풀림에 대해서 세계적으로 예민한 상황이라는 뜻이죠. 이처럼 숲을 지키는 것은 우리 세대의 중요한 미션일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경각심은 세계적인 공모전에서 유행하는 소재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칸 국제 광고전에서 보았던 그린피스 광고가 인상 깊었습니다.


스케치북 자주 뜯어 쓰는 낭비가 나무를 소비한다는 내용, 벌목을 하다 사람들이 쉴 곳이 사라진다는 내용의 광고입니다. 대부분은 벌목과 낭비가 나무를 소비한다는 경각심을 심어주고 있죠. 그러니 나무 소비를 자체를 줄이자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림 03] 그린피스 광고


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아이디어는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였습니다. 이는 광고에서 보듯 경각심을 강조하는 방향에서, 나무를 심는 게 중요하다는 긍정적인 메시지 전달의 전환입니다. 이러한 메시지 전달을 위해 하나의 행동에 집중했습니다. 그 행동은 사람들이 영수증과 메시지를 보드 위 영수증으로 고정하는 일이죠.

[그림 04] 코르크 보드와 메시지

중요한 정보를 기억하거나 타인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보드에 종이 쪼가리를 핀으로 고정합니다. 여기서 핀은 중요한 것을 고정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이 상황에서 핀은 곧 중요함을 꽂는다는 의미로서 해석이 가능하죠. 이러한 핀을 다른 형태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바로 나무 그대로의 형태죠.


코르크 보드는 마치 사막처럼 보이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막 위에 나무를 꽂는다는 행위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접근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오늘 하루, 당신이 받은 영수증은 얼마나 많을까요? 세어본 적 있으세요? 이렇게 작은 종이 쪼가리를 우리는 보통 생각 없이 버리는 습관이 있습니다. 사실 작은 종이도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냥 버리기 바쁘죠.

저희는 종이를 재활용하지 않는 행동이, 곧 나무를 낭비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나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도 파괴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상황에서 나무를 심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물론 나무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잃어가는 녹지를 다시 부활시켜야 하는 것이죠. 따라서 저희는 나무를 심는 것을 중요하게 보이는 용품을 디자인했습니다.

종이 하나조차도 나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보드를 보고 나무 하나하나를 생각하며 종이를 재활용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무를 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림 05] 나무 핀 결과물

이렇게 정리한 프로젝트는 사실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생각은 많은데 정리가 안된 부분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무를 보호하자는 의미에서 벗어나 나무를 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 부분이 잘 먹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가끔은 요행으로 운이 좋은 일도 일어나니까 말입니다.  


아리스토텔리스의 니코마코스 윤리 제 7장의 주 '우리가 추구하는 좋음과 행복' 파트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좋음은 서로 다른 행위나 기술에 있어서 각기 다른 것으로 나타나지만, 각각의 예로 볼 때  나음을 위한 선택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공모전에서 환경 보호를 위한 아이디어가 등장하는 것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생각하는 사람들의 행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도 세상의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환경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수상작에도 환경을 보호하는 스토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정작 나쁜 습관을 바꾸려면

성공적인 역할 모델의 습성을 연구해야 한다.

_ 잭 캔필드


저는 의식하지 못한 나쁜 습관을 고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이디어도 좋은 접근이라 생각합니다. 이 아이디어는 환경 보호를 위한 접근입니다. 하지만 아이디어의 핵심은 사람들의 무의식 속 안 좋은 습관을 깨닫게 하는 것이었죠.


이 아이디어가 성공적인 역할의 모델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악습을 변하게 만들어줄 긍정적인 생각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줄 수 있는 시작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Tree Pin (2010)

Multiple Owners : Kyung-a Sun, Youngsun Jeon

IIDA 2010 Short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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