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 데미안 中 』 - 헤르만 헤세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청소년기를 보내고 성인이 된 한 남자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곧바로 취업을 해서 돈을 벌고 싶었지만 ‘다른 건 바라지 않을 테니 제발 대학교 졸업장만 따라’는 어머니의 간절함 부탁으로 대학을 가보기로 결심한다. 아슬아슬하게 고등학교 졸업장만을 겨우 딸 정도로 유지했던 출결로 지저분한 생활기록부와 7~8등급을 넘나드는 화려한 수능 점수는 그의 학창 시절을 말해주었고, 어느 대학이 이런 무지성을 받아주나 싶었지만 우리나라는 돈만 주면 갈 수 있는 대학이 생각보다 많았다.
결국 돈만 주면 누구나 갈 수 있으면서 집에서 제일 가까운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학과는 경영학과를 선택했는데 이유는 단순했다. 대학교의 전공을 보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경영학과가 ‘가나다’ 순으로 제일 위에 있었고 경영학과라고 하면 왠지 속된 말로 간지(?)나 보여서 그곳에 입학 지원을 했던 것이다.
이따위로 대학을 가서 대학생활을 열심히 할리 만무했다. 전공 강의를 거의 들어가지 않았고 어쩌다가 한번 들어간 강의조차 강의 시작과 동시에 엎드려 잠을 잤다. 하다못해 입학한 지 반년이 지나도록 교수 이름과 얼굴도 거의 모를 정도였다. 그가 대학 캠퍼스 정문을 향하는 날은 대부분 동아리 축구 경기가 있는 날과 같은 학과 동기들과의 술 약속이 있는 날 뿐이었다.
그렇게 한 학기가 저물어 가던 어느 날, 한 남자는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을 만나 불타는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알코올을 몸속에 들이붓다가 3차까지 가고 나니 그와 친구들은 혈기 왕성한 에너지를 풀기 위해 나이트클럽으로 향했다. 이성과 한번 놀아보겠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들은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니다 결국 아침 해가 뜨기 전까지 아무런 성과 없이 허탕만 쳤고, 항상 오늘만큼은 가지 말자고 다짐했던 나이트클럽 앞 해장국집에서 뼈해장국 한 그릇 먹고 난 후 각자의 집으로 흩어졌다.
친구들과 다음을 기약한 후 택시를 타고 집 근처 공원에서 내린 한 남자는 집에 곧바로 들어가지 않고 공원 벤치에 앉아 담배를 한 대 피우며 점점 밝아지고 있는 공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술과 담배냄새에 찌들어 몸에서는 퀴퀴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고 숙취와 피곤함에 찌든 얼굴을 하고선 멍하니 한 곳을 응시하고 있던 한 남자는 갑자기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기대했던 이성과의 불타는 밤을 보내지 못한 아쉬운 마음도 아닌 것 같았고, 밤새도록 술에 찌들어 편두통이 와서 예민한 것도 아니었다. 한남자가 당시 느꼈던 감정은 공허함과 회의감이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공허함과 회의감이란 감정을 느낀 것이다.
“난 지금까지 뭐하고 살았지?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되는 걸까?”
아무 생각 없이 무의미하게 흘려보낸 20년 인생을 처음으로 돌아보게 된 것이다.
미래에 대한 걱정과 막연함을 느끼고 그곳에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벤치에서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두 시간 정도 잠에 빠져있다가 따가운 아침 햇살과 아이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뛰어노는 소리에 잠이 깬 한 남자는 곧장 집으로 돌아갔지만 공원에서 들었던 기분 나쁜 감정이 계속 마음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일시적인 감정이겠거니 생각했지만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그 감정에 사로잡힌 채,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던 한 남자는 갑자기 충동적으로 결단을 내렸다.
“이건 내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인 것 같아, 군대나 가자.”
마침 대학교 1학기가 끝나갈 쯤이었고, 학기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군대에 자원입대했다. 빠른 년생이었기 때문에 육군을 입대하기 위해서는 꽤 오래 기다려야 했고, 바로 입대가 가능한 해병대에 지원해서 그해 11월, 해병대에 입대하게 된다.
‘귀신 잡는 해병대’, ‘인간 개조 용광로’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힘든 훈련과 내무생활로 악명 높은 해병대였지만 한 남자가 입대할 당시 부대 전체가 전통적인 해병대 악습과 부조리를 뿌리 뽑는다는 일환으로 병영생활 명랑화 바람이 불고 있었다. 후임에게 구타 및 악습을 강요하면 가차 없이 영창에 보내지거나 다른 부대로 전출 보내졌다.
이러한 이유로 한 남자가 입대했던 그 시기, 구타와 악습이 많이 사라지고 있었고 몇몇 해병대 전통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해병 들로 인해 악습의 잔재가 조금 남아있긴 했지만 군 생활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은 수준이었다.
아무리 21세기 군대가 편해졌다고는 하나 군대라는 조직 특성상 위계질서가 존재하고 개인의 자유가 상대적으로 억압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하지만 그는 생각이 없고 단순했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누구보다 잘 적응했다.
선임이 시키는 일은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인 줄 알고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잘 따랐고 그곳의 룰도 불만 없이 잘 따랐다.
청소하라 하면 청소하고, 총기 제원 외우 라면 외우고, 운동하러 가자고 하면 따라가고, 먹으라면 먹고, 자라 하면 잤다. 선임 해병들이 시키는 일을 싫은 내색 없이 묵묵히 잘하는 모습이 이뻐 보였는지 한 남자는 많은 선임 해병들이 서로 옆에 두려고 했다. 하지만 한 남자를 가질 수 있는 해병은 생활반에서 가장 권력이 센 한 명뿐이었다.
그가 후임 해병들을 대할 때도 그곳의 룰과 전통에 따라 조금 어긋나게 행동하는 후임을 크게 훈계를 한적은 몇 번 있었지만 개인적인 감정이나 차별 없이 그들을 대했기 때문에 후임 해병들도 그를 잘 따랐다.
군대라는 곳은 생각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일수록오히려 생활하고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군생활중에 생길 수밖에 없는 부당함과 부조리 그리고 자유에 대한 억압 등을 당했을 때 생각이 많고 예민한 사람일수록 더욱 크게 느끼고 받아들일 것이다.
당시 한 남자는 아무 생각이 없었고 단순했기 때문에 부당함과 부조리 같은 것을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도 군생활을 잘했던 것 같다.
그렇게 별 탈 없이 시간이 흘렀고 어느덧 상병이 되었다.
군 생활 초기의 일, 이병 시절에는 선임 눈치 보랴, 부대 작업하랴, 후임 교육시키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군 생활을 했었지만 상병이 되고 나서는 눈치 볼 사람도 점점 없어지고, 잡일을 할 필요도 없어져서 개인 시간이 엄청 늘어났지만 군생활에 무료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기분이었고 전역날까지 기다리기가 너무 까마득하니 멀게 느껴졌다.
멈춰버린 듯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빨리 보내기 위해 체력 단련실에서 헬스도 해보고, 싸지방에서 인터넷 서칭도 해보고, 축구도 해보고, 클럽춤도 연마해보고, 외국 노래 가사를한글로 적어 달달 외워도 보고, 버킷리스트도 만들어 보는 등 별에 별 짓을 다해봤지만 미칠듯한 무료함을 달래지 못했고 시간은 여전히 멈춰있는 듯했다.
여느때와 같이 무료하기만 했던 토요일 어느 날,
주말이라 오전/오후 과업도 없었고 그날은 경계근무 일정도 없었던 날이었다.어떻게든 이 미칠듯한 무료함을 달래보고자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휴게실에 들어갔고 한쪽 구석에 있던 책장 앞에 서서 책장에 꽂혀있는 책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크게 특별할 것도 없어 보였던 이 순간이, 한 남자의 인생이 180도 변화하게 된 분기점이었다.
책 구경만 하다 갈 생각이었던 그는 '어차피 할 것도 없는데 이번 기회에 교양이란 걸 한번 섭취해 볼까?' 하는 마음에 책을 살펴보는데 지금까지 살면서 책을 단 한 권도 읽어본 적 없었던 터라 일단 그림이 많은 책부터 찾기 시작했다.
이 책 저책을 펼쳐보았지만 그림이 많고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찾지 못했고 그냥 생활관으로 가려고 하던 그 순간 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책 한 권을 보았고 그 책의 제목은 ‘죽음의 수용소에서’였다.
일단 책 제목과 표지에 이끌려 고르긴 했지만 그림이 거의 없어서 이 책을 다 읽을 수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점심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생활관에 들어가그 책을 읽기 시작했고, 책을 펼친순간부터마치 책에 홀린 것 마냥 빠져들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창문 밖은 짙은 어둠 속에서 가로등 불빛만 반짝이고 있었다. 그러곤 계속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책을 읽기 시작하다가 어느덧 취침 소등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그는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었다. 당직 분대장의 취침 소등 소리에 맞춰 모든 생활관의 불이 꺼졌고 한 남자도 취침을 위해 책을 덮고 자신의 이부자리 위에 누웠는데 책의 여운이 좀처럼 가시질 않았는지 한참 동안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한 남자는 자신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끓어오르고 있는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었지만 확실하게 긍정적인 무엇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어쩌면 책을 끝까지 다 읽었다는 성취감과 뿌듯함일 수도 있었지만 그런 자잘한 성취감 따위와는 차원이 다른 내적 충만함이요,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방아쇠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는 눈을 감고 책의 내용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치가 유대인을 대상으로 비인간적인 인종학살을 자행하던 그 시기, 아무 죄도 없이 아우슈비츠라는 강제 수용소에 끌려가 눈앞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의 아픔을 겪고 나치로부터 무차별적인 폭력과 강제노역, 그리고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면서 당장 내일의 생사도 보장되지 않는 비참하고 참혹한 극한의 상황 속에서 하나둘 서서히 죽어갈 때, 자신들이 살아야 할 이유와 의미를 잃지 않았던 자들이 보여준 인간 존엄의 승리와 인간 자유가 가진 진정한 힘을 보여준 장면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한 남자의 가슴은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었다.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길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만은 빼앗길 수 없다.
- 『 죽음의 수용소에서 中 』 - 빅터 프랭클 저”
책의 실제 주인공 중 한 명이기도 하면서 책의 저자가 말하려는 핵심을 담고 있는 듯한 이 문장을 다시 한번 곱씹으며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인간은 왜 삶의 의미를 가져야 하며 인간의 자유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며 책의 등장인물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기반성과 자기 성찰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20년 동안단 한 번도 나는 누구이며, 왜 살아야 하며,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 적 없었고 깊게 생각해본 적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는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을 안고 태어난다. 이렇게 유한한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속에서 자신이 살아갈 이유와 의미를 가져본 적 없고 자신이 되어 살아본 적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세상에 태어났다가 의미 없이 사라진다면 너무 허무하고 비참한 인생이 아닌가? - (한 남자)"
한 남자는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대로 계속 살아간다면 그저 세상에 태어났다가 의미 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허무하고 비참한 인생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더 이상 흘러가는 대로 사는 인생과 의미가 없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인생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날 느낀 경험과 감정을 토대로 책과 독서가 자신의 인생 변화구를 마련해 줄 것이라 확신했다.
그날 이후로 한 남자는 휴게실 책장에 꽂힌 자기 계발 서적부터 소설, 심리학, 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가기 시작했고 남은 군생활 대부분의 시간을 독서로 보냈다.
책을 한 권 한 권 읽으면 읽을수록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을 학습할 수 있었고 저자들의 다양한 경험과 깨달음 그리고 생각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세상에는 이렇게도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으며 여러 생각과 관점이 존재했었고 무한한 세상의 다양성과 가능성은 지금도 존재하며 앞으로도 생겨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얼마나 좁은 세상에 머물러 있었는지 깨닫게 된 것이다.
군 생활의 무료함을 달래고자 꺼내 들었던 책 한 권이 변화의 소용돌이가 되어 한 남자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속박하고 한계 짓도록 만든 기존 관념과 통념들, 그리고 타고난 운명과 재능이 한 사람 인생을 좌우한다는 등의 고정관념들을 날려버렸고 이런 썩어빠진 관념의 안개가 걷히기 시작하자 자신을 민낯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자 자신은 작은 세계라는 알 속에 갇혀있었고 그 작은 알의 껍데기가 세상을 볼 수 있는 시야를 가로막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그 알을 깨고 새로운 세계로 비상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간접 체험하고 여러 분야의 지식을 학습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까지 작은 섬마을이라는 작은 세계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경험으로 국한되었던 그의 경험적 범주가 다양한 세계의 사람들의 경험과 생각으로 확장할 수 있었고 전문가와 유명인 그리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남긴 삶의 지혜와 지식들을 습득하면서 그의 세계관은 점점 넓어지기 시작했다.
독서를 통한 경험적 범주의 확장은 작은 알속 세상만 볼 수 있었던 좁디좁은 그의 시야를 알 너머의 세계를 볼 수 있는 눈이 되어 주었고 부리가 되어 주었으며 날개가 되어 주면서 그를 감싸고 있는 알을 서서히 깨부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 남자의 내적 변화는 점점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별 것 아닌 작은 일도 마치 큰일이 일어난 것처럼 신경 쓰고 예민하게 굴면서 찡그린 표정이었던 그의 얼굴은 온화함과 여유가 넘치는 얼굴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까닭은 그의 내면의 변화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었다.
평소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초소 근무지 가는 길 언덕과 들판 위에 피어난 꽃을 보며 꽃의 색깔은 곤충들을 끌어들여 가루 받이를 하기 위해 진화한 것이라는 사실에 더욱 신비하고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고, 야외 작업 중 내려쬐는뜨거운 태양도 우리 행성의 모든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도록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사실에 새삼 고맙게 느껴졌고 세상에서 제일 싫어했던 야간 초소 근무지에서 밤하늘에 수놓은 별들을 올려다보며 지금 보는 별들이 수억~수십억 년 전 별의 모습이라는 사실에 경외감마저 들기도 했으며,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한 이 우주에서 아직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유일하게 생명체가 존재하는 곳이 우리가 사는 이곳, 지구뿐이라는 사실에 더욱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했다.
꼭 아는 것이 많고 지식이 많아야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느끼는 것도 좋지만 세상에 대한 지식이 많아질수록 여러 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더 깊고 자세히 바라볼 수 있게 되면서 세상의 아름다움을 다양하기 만끽할 수 있게 되고 즐거움 또한 배가 된다고 생각한다.
한 남자는 안다는 것과 배움을 이렇게 정의했다.
“안다는 것은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볼 수 있는 힘을 가진다는 것이고, 자연을 제외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인간의 상상 속에서 구현된 산물이고, 그 상상력의 동력은 지식과 배움이었다”
결국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이해하며 아름답게 만들어가려면 알아야 하고 배워야 했다.
한 남자는 비로소, 배움의 이유를 찾았고 아는 것의 힘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그의 20년 인생에 가장 중요한 깨달음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그의 남은 인생은 삶의 의미를 찾고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여정으로 채우기로 결심했고,
이를 위해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고 끊임없이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독서로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고 많은 지식을 간접적으로 습득했지만 이걸로는 부족했다. 이제는 직접 새로운 세상과 환경 속으로 들어가서 온몸으로 경험하고 배우고 느껴야만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삶의 의미를 찾고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스스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일단 새로운 언어와 환경을 체험하기 위해 전역하면 바로 해외로 나가볼 것을 계획했고, 그 방법을 찾던 중에 해외를 다녀온 경험이 있는 후임과 근무 중에 들었던 이야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돈을 모으지 않고 해외에 갈 수 있는 방법이었고, 전역하고 빠른 시일 내에 해외로 갈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것은 해외 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봉사를 가는 것이었고, 어떤 국가를 갈지 고민하다가 이왕이면 지금과 전혀 다른 문화와 환경인 나라로 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는 일주일 정도 고민하더니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첫 여정을 떠날 곳을 결정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