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이너리 Oct 30. 2022

#12 에필로그

만약 한 남자 이야기를 처음부터 읽으신 분이라면 이야기 속 주인공인 '한 남자'의 정체를 눈치채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여러분이 예상하신 대로 이야기 속 '한 남자'는 이 글을 쓰고 있는 바로 '제 자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 글에서 제 자신을 '한 남자'라는 가상의 인물로 표현했던 이유는 이 글 첫 화부터 언급했듯이 저는 모든 인간의 삶은 각자의 소설을 써 내려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이 글은 제가 지어낸 허구의 이야기가 아닌 30년 동안 살아오면서 그 과정 속에서 실제로 경험하고 깨달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소설처럼 보이길 원하는 제 바람에 따라 '한 남자'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고 소설과 같이 전개되는 듯한 느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아무래도 이 글은 제 이야기다 보니 제 치부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꺼려지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제 자신이 더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러다 보면 점점 글의 진정성과 솔직함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었고 사실이 과장되고 왜곡될 수 있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아닌 '한 남자'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최대한 제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것 같이 느껴진다면 조금 더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각으로 사실 왜곡 없이 글을 써내려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글의 장르를 특정 짓기가 사실 어렵습니다. 제100% 경험담을 적은 글이라 소설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고, 제가 유명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사람이라 자서전이라 부르기도 부끄럽기만 합니다. 어쩌면 제 일기장이라고 부르는 게 적합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제 경험과 깨달은 것들을 과장과 왜곡 없이 솔직 담백하게 써 내려간 글이라는 점입니다. 비록 제 글쓰기 스킬이 부족하고 형편없는 탓에 글이 다소 엉성하더라도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말에 저의 진심을 담았다는 것만큼은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는 사회적 기준으로 비추어 볼 때 한 없이 부족하고 열등한 사람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회적인 기준을 따르는 것을 거부하는 젊은 날의 철없는 반항일 수도 있고 일반적인 사회에 어울리지 못했던 사회 부적응자였을지도 모릅니다.

비록 내세울 것도 없고 가진 게 없던 저였지만 적어도 사회적으로 옳고 좋은 것이라고 여기지는 기준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제 삶의 의미를 찾고자 했고 자유를 갈망했으며 무엇보다 제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까지는요.


그렇게 특별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평범하지는 않았던 지난 30년을 살아오면서 여러 사건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저만의 기준과 가치관이 만들어지고 깨달음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지금의 '안종순'이라는 정체성을 형성하게 되었죠. 그래서 저의 과거와 같이 자신이 열등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들과 변화와 자유를 갈망하고 있지만 자신이 속해있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도전하는 것이 두려운 분들에게 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통해 영감과 용기를 얻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리고 이것이 변화의 첫 불씨가 되어줄 수 있다면 저는 그걸로 만족합니다. 정말 그뿐입니다.


저만의 기준과 가치관 그리고 깨달음들이 다소 일반적인 기준에서 벗어날 수도 있기에 대다수가 공감을 못할 수도 있고 오히려 반감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서 삶과 인생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누구도 정답을 말할 수도, 강요할 수도 없습니다. 모든 인간은 저마다의 인생이 있고 인생이란 각자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삶의 의미와 해답을 찾아내는 과정이기 때문이죠.


사회적으로 좋다고 여겨지는 것들, 옳다고 여겨지는 것, 그리고 사회가 정답이라고 규정한 기준들을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족, 부모, 친구, 선생님, 직장동료 등 주변의 요구와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자신의 잠재력과 자유를 지나치게 속박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사회적인 기준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길들여지기 시작한다면 울타리 밖에 펼쳐진 넓은 세상을 보기 힘들어집니다. 만약 울타리 너머의 세상을 운 좋게 볼 수 있을지라도 이미 길들여진 자신과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에 의해 그 울타리를 벗어날 엄두조차 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말할 것입니다. 울타리 안이 안전하다고, 울타리 밖은 매우 위험할 것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저는 제 경험을 통해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 안에는 무한한 잠재력이 숨어있고 울타리 너머 새로운 세계로 날아갈 수 있는 날개가 숨겨져 있습니다. 여러분이 울타리를 벗어나 넓은 세계로 나갈 용기를 가지기 시작한다면 여러분의 잠재력은 깨어날 것이고 날개가 펼쳐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울타리 너머에 수많은 가능성들이 여러분을 기쁘게 맞이해줄 것입니다.


물론 울타리를 벗어난다는 건 큰 리스크를 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큰 리스크를 안는다고 해도, 그 세계를 경험하는 것 자체로 큰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학업을 포기하고 외국을 나가라는 말도 아니고 회사를 때려치우고 창업을 도전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주변과 사회가 여러분에게 기대하는 것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되돌아보라는 말씀입니다. 인간은 본래 사회적인 동물이라 사회에서 만들어진 룰을 어느 정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걸 하지 못해서 정말 힘든 삶을 살았고 미련하게 빙빙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사회적인 기준을 어느 정도 따르는 건 중요합니다. 하지만 한 번쯤은 주변과 사회가 아닌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하기 짝이 없는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매우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만들어갈 가능성을 저는 믿고 있으며 이 글을 통해 날개를 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가 평소 자주 읽었던 시 한 편을 끝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진정한 여행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여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 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 나짐 히크메트 - (Nazim Hikmet / 1902~1963 / 터키) 』



이전 11화 #11 눈을 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