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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너리 Oct 30. 2022

#9 도전과 실패

취업준비와 창업 도전기


창업을 도전하고부터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한없이 부족한 자신의 자질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꿈이 점점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기분을 느꼈다. 

점점 자신에 대한 신뢰를 잃어갔고 꿈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를 잃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남자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한 남자』


세상에 가치와 편의를 제공하는 영향력 있는 IT 회사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을 향한 첫 시작으로 국비지원 IT 교육원의 개발자 양성 교육 8개월 과정도 막바지에 접어들 시점에 한 남자는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비록 백지장 상태로 시작한 프로그래밍 교육이었지만 나름 열심히 교육원 생활을 했던 그는 웹 개발에 대한 기본적인 구조와 웹 사이트와 웹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아주 간단한 웹 사이트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본 교육은 IT 개발자를 양성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교육이다 보니 대부분의 동기생들은 개발자로 취업하기 위한 준비를 하였고, 교육과정을 수료하기 2개월 전부터는 이론과 실습수업이 아닌 교육생들끼리 팀을 만들어 각자 역할 분담을 하여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개발자로 취업할 때 포트폴리오는 매우 중요했다. 개발자를 뽑는 회사 입장에서 이 지원자가 어떤 기능을 구현할 수 있으며 어떤 기술적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한 척도로 사용하기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었다.


한 남자의 교육원 단짝이면서 같은 동기생 중에서 에이스였던 친구가 팀 프로젝트의 리더로 선정되면서 한 남자에게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자며 손을 내밀었지만 한 남자는 정중히 사양했다.

한 남자의 목표는 IT 사업을 하는 것이고 전체 시장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개발자로 취업하기보다 IT 사업분야에 몸담고 싶어 했다. 아무래도 한 남자가 동경하는 세계적인 IT 거물들이 개발자 출신이다 보니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한 남자는 시장과 사업의 전체적인 그림을 먼저 보고 싶었기에 IT 사업분야로 진로를 결정했다.


대부분의 동기생들이 교육원 막바지에 함께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분주했던 반면 한 남자는 IT 사업 분야로 취업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스킬들을 준비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한 남자의 취업 목표는 명확했다. IT 제품 및 서비스를 다루는 회사에 직무는 사업과 밀접하게 연관 있는 기획, 영업, 제안, 마케팅, 사업부라면 어디든 들어가서 배울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처음 취업에 성공하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S사의 모바일 제품을 컨설팅하는 일이었다.

그곳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나라 최고 회사에서 만드는 세계적으로도 사랑받는 모바일 제품을 이해하고 남들에게 컨설팅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기도 했고, 그곳에서 일하다 보면 세계적으로 잘 팔리는 IT 제품이 처음 신제품으로 출시되고 홍보를 하며 유통/판매되기까지의 전주기적인 사업구조를 배울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그 일을 시작하고 한 달도 안돼서 이 길은 자신이 원하는 길이 아님을 직감했다.

하는 일이라곤 그 회사에서 운영하는 큰 디지털 매장에서 찾아온 고객들에게 단순 모바일 제품의 스펙이나 장점을 나열하며 설명하는 일과 휴대폰을 새로 개통한 고객들의 번호와 데이터를 이동해주는 일이 주된 업무였고 주에 1~2번 제품 사용에 어려움이 많은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강의하는 것이 다였다.


그래도 이곳에서 열심히 하면 얻을 것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계속 버텨보기로 다짐했지만 3개월째 접어들면서 단순하고 똑같은 일만 반복하는 것에 지겨움과 회의감이 동시에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큰 회사라는 기계에 부품은커녕 나사 하나의 역할도 아닌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래서 결국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입사 8개월 만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퇴사 이후 본격적으로 자신이 가고자 했던 목적을 확실히 하고자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IT 관련 기술 및 사업역량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직무와 회사를 찾아보며 취업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의 회사를 중심으로 벤처기업/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 물불 가리지 않고 입사지원을 하기 시작하였고, 그와 동시에 관련 분야 공부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새로 습득해야 할 지식들이 많았으나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열심히 공부하며 구인구직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직을 하기엔 그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심지어 남들 다 가진 대학 졸업장마저도 그에겐 없었다.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새로운 산업의 패러다임 속에 들어가려는 자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그 무엇도 그에겐 없었다. 사회는 냉혹했고, 현실은 참담했으며, 그 당시 그의 스펙으로는 도저히 접근조차 할 수 없는 분야였었다.


이쪽 분야라면 어디든 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100개가 넘는 회사에 물 불안 가리고 지원을 했지만 인터뷰 제의가 단 한 곳도 오지 않았다.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새로운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신사업분야에 관련 실무경험도, 지식도, 자격증도 심지어 대학도 졸업 안 한 놈을 누가 뽑겠는가.

전 회사에서 8개월 일하면서 모아둔 돈이 별로 없어서 금세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고 3개월이 지나도 어느 곳에서도 연락이 없자 불안감과 초조함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회적인 기준으로 한 남자는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는 무스펙에 고졸일 뿐이라는 생각을 스스로 하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을 점점 잃어갔고 자괴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아프리카를 가고, 호주를 가고, 여러 가지 한계와 문제를 극복했던 순간 등 아무리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경험이 있다고 한들, 사회적인 기준을 아무것도 충족하지도 못한 것도 모자라  자신의 열정과 잠재력은 보지 못하고 스펙만 따지는 사회만 원망하고 있는 자신의 지질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대로는 시작도 못하고 좌절만 할 것이 뻔했기에 한 남자는 정신 차리고 냉정하게 현실과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취업 준비할 때 필요한 학력, 경력, 스펙 어느 것도 내세울 게 없었던 한 남자는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할 수 있고 자신을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2가지 결론을 내렸다.

첫 번째는 빠른 시일 내에 취득하거나 높은 점수를 낼 수 있는 자격증과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해외 생활을 그래도 오래 하다 보니 영어회화는 자신 있었기에 토익스피킹과 오픽 시험을 치러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얻을 수 있었고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시험공부를 하여 사물인터넷 지식 검정 시험을 합격했다.


두번째로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인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리스트업하고 최종적으로 가고 싶은 회사를 리스트업 해서 각 기업 하나하나 분석하고 정리하여 “나는 너희 회사 사업을 이 정도로 이해하고 있고 나를 채용한다면 이런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야”라는 식의 제안서 비슷한 느낌의 ppt 문서를 만들어 각 회사에 이력서와 함께 첨부하여 보냈다. 이렇게 하자 이전 100개 회사에서 한 곳도 면접 제의가 오지 않았던 과 반대로 여기저기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고,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한 사물인터넷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이 회사에서 채용을 한 목적은 영업담당과 대표이사의 영업을 보조해 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라 크게 바라는 건 없어 보였다. 하지만 한 남자가 일에 두각을 나태 내기 시작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 남자의 재능이 폭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견적서와 같은 사업 관련 문서를 관리하고 작성하는 것을 도와주다가 점차 기획서와 제안서 그리고 사업계획서 작성을 돕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그저 기존 문서를 복사 붙여 넣기 하고 단어와 문장을 조금 달라진 사업과 회사에 맞게 수정하는 것에 그쳤지만 조금씩 한 남자는 복사 붙여 넣기가 아닌 자신이 이해하는 시장과 회사가 보유한 기술의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주관과 생각을 담아 작성하기 시작했고, 그가 작성하는 문서로 사업이 수주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신이 직접 회사 기술과 방향성에 맞는 사업 기회를 찾고 기획서/제안서/사업계획서를 작성해서 많은 사업 기회를 만들고 기존 고객을 넘어 새로운 잠재 고객을 유치하고 계약을 따내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본 회사 대표는 한 남자에게 회사의 신사업을 담당해보라는 제안을 하였고 그는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입사 1년 만에 사업을 담당하는 위치로 올라가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과를 더욱 올리기 시작했고, 점점 큰 사업을 맡게 되면서 그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제품과 시스템을 팔기 위해서 기획/제안서 작성부터 SNS, 블로그 마케팅, 영업 등 모든 일을 직접 하면서 그가 무얼 하든 성과를 냈다. 그는 공공기관, 기업 할 것 없이 어디든 사업 기회가 보이면 들쑤시고 다니면서 회사 매출을 올려주었다.


그러다 보니 그는 3년 안에 연봉협상만 두 번 했는데 두 번 모두 한 남자가 제시하는 연봉으로 협상을 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그는 뭐든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은 다 성공할 것만 같았다. 이러한 자신감에 힘입어 그는 자신만의 IT 서비스를 갖고 싶은 열망이 더욱 강해졌고 회사를 다닌 지 3년 만에 모아둔 돈도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결심하고 자신이 유일하게 사업 파트너로 생각했던 교육원 친구와 창업을 도전하게 되었다.


아무 준비 없이 시작한 창업이 잘될 리 있었을까.. 그와 그의 친구는 무작정 IT 서비스를 기획하고 없는 돈 끌어모아 사무실을 얻었으며, 무작정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 자금 압박이 그들을 조여오기 시작했고 부랴부랴 소액 대출을 받아가면서 버티면서 창업을 이어갔다. 주먹구구식으로 서비스는 어느 정도 완성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고객과 수익은 나지 않았다. 결국 바닥을 기며 버티고 또 버티다가 그가 가진 전재산과 원룸 보증금까지 다 날려 먹고 나서 창업을 접게 되었다.


하나의 꿈을 바라보며 지금껏 달려온 한 남자는 이 꿈을 위해 자신의 모든 열정과 젊음을 바쳤고 미래에 꿈을 이룬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많은 문제와 어려움 오더라도 참아내고 극복해왔었다. 

하지만 창업을 도전하고부터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한없이 부족한 자신의 자질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꿈이 점점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기분을 느꼈다. 점점 자신에 대한 신뢰를 잃어갔고 꿈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를 잃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남자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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