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인 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기에, 인을 부싯돌 삼아 성냥개비 한 개씩 긋다 보면 사방이 훤해질 때 있지
참 이상한 일이야
상냥함 가득 담으면 가뿐히 따뜻해질 줄 알았건만 친절을 베푼 성냥 값 적반하장으로 가뿐히 즈려밟는 이들이 있지
동화 속 온 세상 밝히는 빛이던 성냥팔이 소녀의 성냥 값은 현실 속에서 헐값이 되어
성냥개비 그어 불 지펴가며 가만히 감내하는 그대를 쉬이 얕보며 함부로 대하지
누구를 위해 베푸는 성냥인지 홀로 태울 때마다 사그라드는 불씨 마치 내가 사라지는 기분이야
그대아는가 모두에게 있는 성냥갑이라도 누구도 구태여 불 지필 이유는 없음을
헐값으로 치르고 무심코 넘긴 성냥 값 누군가 감내한 전부였음을
그대 위해 기꺼이 베푸는 누군가의 상냥함을 헐값으로 후려치지 않기를 바란다. 모든 마음이 꼭 주고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대에게 건네는 친절의 값이 공은 아니므로. 그대 위하는 누군가의 마음을 당연스레 받지 말고, 성냥개비 그어 불 지펴가며 온 사방 밝혀 보려던 누군가의 소녀 같은 마음을 부디, 지르밟지 않는 넉넉한 마음이기를 바란다.
談담쟁이캘리
: 이야기하는 글쟁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 별 것 아닌 일상이 별 것이 되는 순간을 에세이와 시로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