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바람은 집을 짓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저 지나가기 위해 불어야 훨훨 날듯 가벼워야 멀리 갈 수 있고 어디든 쉽게 유랑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리저리 자유로이 불던 바람이 저 멀리서부터 불어와 고요하던 풍경, 물색없이 흔들린다는 것은.
그저 지나가기 위해 불던 바람이 되돌아오기 위해 불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못내 그리운 자리를 보금자리처럼 맴돌아, 지나는 중인 줄만 알았던 바람이 기어코 마음에 집을 지었다는 뜻이리라.
談담쟁이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