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누군가에게 홀린다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습관처럼 타던 네 발 자전거를 내팽개치고, 별안간 두 발 자전거를 타겠다고 뛰어드는 것. 분명 길들지 않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거리낌 없이 페달을 밟는 일처럼 '홀딱' 빠져 앞뒤 가늠이 되지 않는 일인 것만은 분명했다. 묘령의 대상과 관계를 시작할 때, '가늠할 수 없음'은 그 끝을 알 수 없어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다.
베일에 싸인 우리 사이에는 적당한 긴장이 흘렀고, 호기심은 못내 그리운 마음으로 변모해 시시콜콜 서로의 안부와 일상을 묻게 만들었다. 마치 잘 고른 땅에 씨앗을 심고 싹을 틔우는 일처럼, 양껏 쏟아낸 갖은 물음은 점점 커져 이리저리 가지를 뻗었다.
담쟁이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