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담쟁이캘리 May 04. 2021

너에게, 간다

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너에게, 간다(之) 

/ 담쟁이캘리




술 한 병쯤이야
너 한잔, 나 한잔 나눠 마시면
거뜬하다 생각했건만
급히 기울인 잔에 벌써 술기운이 올랐다

 
빈 속에 마시면 빨리 취한다더니
미처 채우지 못해 가물은 마음이
마주 앉은 너로, 흠뻑 젖었다


평소답지 않게 휘청이는
알딸딸한 마음이, 빈 잔 가득
애꿎은 너를 채워


거나하게 취한 마음이
갈 지(之) 자로 비틀거린다


온 몸에 퍼진 취기는
쉬이 가실 줄 몰라, 제 아무리
갖은 방법으로 숙취를 달래 보아도

 
중심을 잃고
한껏 취한 마음이
너에게로 가,
영 깰 생각을 않는다










談담쟁이캘리

: 이야기하는 글쟁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
별 것 아닌 일상이 별 것이 되는 순간을
에세이와 시로 기록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