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헌시(獻詩) : 나에게
"겨울은 반드시 봄이 돼요. 세상 이치가 그래요. 성장하는 사람은 그런 어려움 없이 성장할 수 없다고 봐요. 큰 인생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좀 더 당당히 견디어 봐요. 내 마음이 아파요. 정말 힘내었으면 좋겠어요. 본인에게 사랑을 많이 줘요. 절대 못난 분 아니니까."
올해로 내가 다니는 회사에 몸 담은 지 2년이 되었다. 작년 이맘때 이곳에서 일하면서 사람이 사람 때문에 말라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말로서 위로가 되어주던 기억도 벌써 일 년 전 이야기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그 일은 과거가 되었다.
누군가에게 힘듦을 터놓고 기대는 것보다. 외로이 견디는 내 마음을 한 번 더 들여다 봐 주고 안아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때가 있다. 너무 많은 생각일랑 말고 밤하늘을 보자. 그곳에는 언제나처럼 달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을 테니.
'곧 있으면 달이 차오를 거다.'
덜 여물어 조금 못난 모양의 내 일상도, 언젠가는 저 달처럼 때가 되면 가득 차오르는 날이 온다. 그렇게 생각하며 오늘의 남은 시름을 나중으로 미루자. 그저 내가 지금 지나는 이 모든 일들은 내가 걷는 생의 수많은 풍경 중 하나일 뿐이라고. 그러니 별일 아니라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반복되는 사계절을 지나는 동안 여린 싹 틔우던 나무가 초록의 옷을 입고 색동저고리를 걸치고, 또 어느 날은 헐벗어 앙상한 가지만 있다 해도. 풍경이 달라져도 나무는 여전히 나무일 테니. 그러니 변화무쌍한 일상 속 풍경 때문에 너무 걱정 말자고. 그저 이 복작대는 풍경 속을 거니는 나를 안아주자고 그렇게 다짐했다.
별 일은 없어. 보통날과 다른 오늘의 마음이 있을 뿐이지. 지금 내 마음이 아플 뿐이지, 내 기분이 나의 태도가 되지 말자. 그냥 좀 더 나를 안아주자.
談담쟁이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