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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쟁이캘리 Aug 19. 2021

풍선

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풍선

/ 담쟁이캘리




더 크게

더 더 크게 불어봐



말 몇 마디에 한껏 부풀어

철없이 떠다니던 어린 시절



눈 감지 않아도 이곳저곳

마음 가는 대로 꿈꾸다

밤샜던 것도 여러 번



바람 가득 찬 풍선처럼 들떠

두 발은 자주 허공을 찼어도

꿈은 늘 크게 가져야 한다더니



더 크게

더 더 크게 불어봐



말 몇 마디로 비행기 태우며

대책 없이 떠들던 너는 간 데 없어



눈 한번 감으면 이것저것

마음 쓸 일 없이 편하다

못 잔 것도 여러 번



바람 빠진 풍선처럼 쳐져

두 발이 자주 땅에 끌리는데도

꿈과 현실은 원래 다른 거라며



더 작게

더 더 작게



언제 터질지 몰라 한껏 움츠러든

바람 빠진 겁쟁이만 남았네








가 보지 않은 길에 겁내는 것은 당연하다. 모험도 마다하지 않는 넘치는 자신감을 잃는 것보다 무서운 것은 자존감을 잃는 일이다. 자신감을 잃으면 제자리걸음을 걷지만, 자존감마저 잃으면 뒷걸음질 치게 된다. 제자리걸음이라도 좋으니 겁쟁이가 되더라도, 뒤돌며 후회하기보다 눈앞에 시선을 두고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치열하게 고민하는 삶이고 싶다.




談담쟁이캘리

: 이야기하는 글쟁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
별 것 아닌 일상이 별 것이 되는 순간을
에세이와 시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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