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일은 늘 마무리가 어려웠다
이번 상반기만 잘 마무리하면
회사 상장하는 건 시간문제 아니야?
대리님 보고 해 드리는 거예요,
대표님은 진짜 양아치 같아요.
말했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정주영 회장이라고. 될 때까지 하니까 되잖아.
아이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우리 예쁜 손녀 왔네.
경로당 최 씨 할머니가 수의 맞출 돈이 없대.
나는 또 맞추면 되니까 내 거 줘.
박정숙 할머니 손녀 되시죠?
할머니가 참 좋으신 분이셨어요.
하루가 걸려도 좋고,
이틀이 걸려도 좋으니까 우리 집에 가자.
외할머니와 나는 음력 생일이 하루 차이였다. 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외할머니 생신 날 양수가 터져 내 음력 생일은 '외할머니 생신 다음 날'이 되었다.
외할머니는 2016년 6월, 본인의 음력 생일이자 나의 양력 생일 바로 다음 날 돌아가셨다. 최초로 엄마가 부고 소식을 듣고 요양원에 갔을 때, 외할머니는 그 전날 밤 엄마가 생일선물로 준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난 뒤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우리 손녀 생일이니 축하 듬뿍 받으라고, 그리고 엄마가 준 옷 선물도 잘 받고 떠나니 너무 오래 슬퍼하지 말라는 것처럼 다 기다려주시고 저녁에 떠나셔서 하루 꽉 채운 짧은 장례였다. 그녀가 마지막까지 남은 사람들을 헤아리던 그 마음의 깊이는 감히 짐작조차 못 하겠다. 아마 떠난 뒤 여지껏 내 꿈에 나타나지 않는 것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