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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쟁이캘리 Sep 09. 2020

눈이 부시게

말 줄여버린 마음 : 빈 말의 의미





눈이 부시게

/ 담쟁이캘리




너의 별스러운 마음이
내 깜깜한 일상 위로 번져
눈이 부시게 반짝였다


오늘은 유난히 별이 많다며
까마득했던 하루 가만히 더듬으니
손끝에 걸리는 자리마다 떠오른
네가 불현듯 반짝였다


까만 밤 머리 위 고개 들어야 보이던
쉼 없이 빛나던 것이, 별똥별 되어
나와 눈높이를 맞추려 기꺼이 몸 낮출 때


무심히 잠들던 밤마다
너의 별스러운 그 마음이
감은 내 눈 안으로 뛰어들어
숱한 반짝임으로 아른거릴 때


뭉근하게 달아오른 마음의 온기가
변함없이, 보통과 달리 별스러워
내내 깜깜하던 일상 위로
지지 않는 별이 반짝였다


그저 그런 보통날 저물고
아린 시간들 절로 암전 되어
눈길 닿는 곳마다 수놓은 별스러움에
일상마저 눈이 부시도록 반짝였다




말 줄인 마음이 어떤 말보다 위로가 되는 순간이 있다. 미처 말로 치환되지 못한 마음 씀씀이가 큰 파장으로 다가오는 때가 있다. 아무 말 않고 나를 위해 동동대는  숨 가쁜 마음이 불현듯, 캄캄하던 일상 위로 번져 잠 못 이루도록 반짝일 때가 있다. 말 줄인 마음은 함부로 가늠할 수 없어 애틋하다.  쉼 없이 반짝이는 별스러운 저 마음이 어디까지 번진 건지. 그 마음 헤아리며 걷다 보니 발 없는 말이 천 리 갈 때, 말 없는 발은 멀리 간다.




談담쟁이캘리

: 이야기하는 글쟁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
별 것 아닌 일상이 별 것이 되는 순간을
에세이와 시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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