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차 선배와 2년 차 후배의 툭 까놓고 하는 일 이야기
작년 10월 말이 마지막 글이니 벌써 4개월이 지났네요.
아직은 이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이 없지만 (구독자가 0입니다) 곧 이 글을 읽어 주실 분들을 위해 아무도 물어보지 않은 변명을 하자면 글쓰기 프로젝트는 아주 성공적이었으나, 글을 쓰고 나니 (글을 쓰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엔딩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제 일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시작한 'Frient 글쓰기 프로젝트'는 글을 쓰다 보니 후배의 깊은 고민에 더 깊은 고민을 가진 선배의 답장이 더해졌고, 연차 차이가 무색하게 '일'과 관련한 본질적인 공감이 오가기도 했고, 글이 쌓이다 보니 다양한 연차, 부서, 경력직의 시선이 궁금해져서 4명의 객원 멤버까지 초대하다 보니 글쎄 300페이지가 넘는 책이 되었지 뭐예요.
사실, 책 만들기 프로젝트가 아닌 '일의 의미'를 찾고자 시작했던 프로젝트였는데, 목적도 1000% 달성하긴 했습니다. '나는 이런 일을 좋아하는구나. 이런 사람들이랑 일할 때 열심히 하고 싶구나. 앞으로 나는 이런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구나.' 등등.. 막연했던 저만의 일의 의미가 굉장히 선명해졌어요.
그런데, 그 의미가 너무 선명해져 버린 걸까요?
인턴부터 팀장까지. 10년이라는 긴 시간에 마침표를 찍고 저는 얼마 전 퇴사를 했습니다. (2025년 1월 23일 마지막 출근을 했습니다) 일의 의미를 찾고, 일태기를 잘 넘어보고자 했던 건데 세상은 참 요지경입니다. 여전히 회사를 사랑하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좋아하고, 일도 너무 재밌지만 더 재밌게, 오래 하려면 '시야와 그릇을 넓혀야겠다'가 제 결론이었습니다. '의미'가 선명해졌으니 더 늦게 전에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 봐야죠!
(*홀로 서기 후 겪고 있는 에피소드들이 정말 '세상은 요지경'인데 그 이야기는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차차 기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많관부!)
다시 책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면,
매일 밤 12시 자기 전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열고, 출퇴근길 지하철에 낑겨서 겨우 겨우 마감일에 맞춰 글을 쓰는 일은 고통 그 자체였지만 막상 책이 나오니 너무 뿌듯한 거 있죠? 그래서 주변에 자랑을 했는데 사고 싶다는 분, 빌려 달라는 분이 많았어요. (이 또한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습니다) 처음엔 의아했지만 그만큼 일을 잘하고 싶고, 즐겁게 하고 싶고. 저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 같아서는 모두에게 한 권씩 선물드리고 싶지만 순수하게 제 돈 제산으로 기념으로 간직하려고 만든 거라 부수를 많이 뽑지 못 해 드리지도, 빌려드리지도 못해서 (심지어 지금은 벌이가 없거든요) 브런치에 한 챕터씩 연재를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글이라고는 메일만 주구장창 써봤던 사람들이라 글 솜씨가 그리 유려하진 않습니다. 그러니, 일 고민을 하다 하다 '글까지 썼구나'하고 안타까운 마음과 반쯤 감은 눈을 장착해 봐주세요.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날 것의 고민과 생각들을 묶은 글 속에서 9년이나 일한 숨니라는 사람도, 아직 시작하는 2년 차 오웬이란 사람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구나'생각하고, 답답하고 외로운 마음에 동료애와 연대감을 느끼고, 다시 해 볼 용기를 조금이라도 얻어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공감 가는 내용이 있다면, 혹은 다른 관점이 있다면, 더 나누고 싶은 고민이 있다면 댓글을 남겨주셔도 좋아요. 누군가의 댓글에 대댓글을 남겨주셔도 좋고요. 그럼, 모두의 '일 고민'이 조금은 가벼워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