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브리프가 아닌 나를 위한 브리프라니. 나의 첫 번째 frient
생각에서 머물지 않고 글로 써보는게 생각 정리하는데 좋다고 누가 그러더군요. 분명 내 생각인데 가시적으로 봤을 때 힘이 있다고요. 그래서 글쓰기 모임, 일기 리추얼 등이 인기겠죠? 노트북 메모장을 켜두고 썼다 지웠다를 수십 번. 깜박이는 커서와 눈싸움만 하고 있습니다. 막상 긴 글을 써보려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합니다.
그러던 중 최근 들었던 글쓰기 강의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주옥같은 글쓰기 팁보다 제 머릿속에 남은 한 가지는 '프라이언트(frient)’라는 개념이었습니다. 글쓰는 방법 중 하나로 나에게 질문을 던져 줄 클라이언트를 두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광고 기획 일을 하다 보니 늘 프로젝트 착수 전에 RFP를 받고, 목표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브리프를 씁니다. 프로젝트가 아닌 나를 위한 브리프를 쓴다니, 저에게는 아주 신선한 발상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도 수십 통씩 쓰는 게 메일인데 메일 형식이라면 긴 글쓰기의 부담이 낮아지는 것도 좋았습니다.
이거다 싶으니, 왜 이 글쓰기를 하고 싶은지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브리프를 정리하고 그 다음 Frient를 찾습니다. 사실 회사에 있는 시간이 가장 많고, 팀으로 일하는 일, 소통이 끊이질 않는 업 특성상 동료들과 일 이야기를 안 하던 건 아니었어요. 프로젝트로서의 '일'이 아니더라도 팀원들과 격월로 면담을 하며 일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본부장님과도 자주 이야기하는 편이라 기존에 하지 않았던 더 깊은 질문, 고여 있는 제 생각에 돌을 던져 줄 저에게 맞는 Frient가 필요했습니다.
제가 생각한 Frient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 같은 '업'의 언어를 쓰는 직장 동료
- 기본적으로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사람
- 선입견없이 순수하게 질문을 해줄 수 있는 사람
- 진심을 담아 글을 써 줄 사람
그렇게 7년이나 차이나는 ‘오웬’이라는 후배에게 커피 한 잔 쥐어주며, 내 이름이 박힌 책을 갖는 굉장한 경험이 될 거라고 꼬드겨 10월 중순, 가을로 물들어가던 어느 날 ‘일의 의미 찾기’ 프로젝트를 킥오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