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한 것은 기분 전환이 되고 새로운 생각을 촉진하는 상대적인 차이다. 그것은 경쟁에서의 승리를 암시하지만 가장 탁월한 것은 아니며, 편차를 가로지르는 끊임없는 운동을 유발하지만 가장 새롭고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희소한 것은 다변화된다. 최신의 것과 진부한 것, 지배적인 것과 억압된 것이 나란히 놓이면서 차이가 증식한다." - 계간 시청각 1호, 8p
나는 희소함이라는 것에 긍정 이상의 '우월성'을 느끼곤 했다. 희소한 아이템, 희귀한 경험은 늘 내게 가슴 뛰는 것이었으니까. 초판본, 절판본을 구하려는 우리의 모습만 봐도 희소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열광을 얻는 지를 알 수 있다. 나는 그런 현상을 보며 희소성이란 좋은 거, 대단한 거라는 관념을 갖게 됐고, 희소한 것을 가질 때마다 우월감을 느끼곤 했다.
이건 여담이지만 책이 어렵고 지루하다가도 내 머리에 훅 들어오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면, 그 책은 한순간에 인생 책이 되더라. 특히 이 책은 아직 책을 다 읽은 것도 아니고 첫 장의 문장 하나만 읽었을 뿐인데, 이런저런 생각거리가 떠올라서 이렇게 책을 읽다가도 글을 쓰게 된다.
그래서 이 문장을 읽었을 때 머리를 세게 맞은 기분이 들었다. 희소함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에 당당히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었다. "희소한 것은 새로운 생각을 촉진하는 상대적 차이에서 비롯될 뿐, 가장 탁월한 것은 아니다" 라니, 너무 좋다. 내가 '생각지 못했던 생각'이라 더더욱 기억에 남는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