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잡기

by 수리향

아침 공기를 맡으며 신검을 받으러 갔다. 밤 사이 얼은 보도블록 위를 낙엽이 수북이 덮어 발이 시리지 않았다. 낙엽 하나가 떨어질 때에는 중력 말고도 많은 변수들이 뒤따른다. 나무의 뒤척임과 바람의 잔망과 사람들의 무심한 발걸음.. 등등이 섞여 최종으로 나의 발 밑에 쌓여 있다.


너무나 작고 보잘것없어서 나무가 떨구면 떨궈지는 데로, 바람이 불면 부는 데로, 사람들의 사소한 발길질에 이리저리 치이고 구를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이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양은 그 엄청난 질량으로 공간을 왜곡시키고 지구를 돌게 하고 낮과 밤을 만든다. 그 안에 사는 나란 존재나 이 낙엽과 비교하여도 그 먼지 같음으로는 별반 다를 바 없을 것 같다. 세상은 낙엽을 중심으로 돌지 않는다. 다만 세상에 의해 나부끼다 떨어질 뿐이다.


다만 저 떨어지는 낙엽을 잡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중력 말고도 바람의 방향도 낙엽의 모양에 따라 받는 공기의 저항도 서로 다르니 손을 아무리 잘 휘둘러도 잡기는 쉽지 않다. 나무 아래에서 떨어지는 낙엽이 정확히 내 손에 닿을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것은 나 자신이 내가 원하는 곳에 정확히 착지할 확률과 같지 않을까? 그렇게 어려운 확률을 뚫고 낙엽은, 나는 원하는 곳으로 착지할 수 있을까? 그것은 로또 맞을 확률보다는 조금 쉬울 확률일 것 같다.


그렇게 멍하니 생각을 하는데 문득 떨어지는 낙엽 하나가 멍하니 나에게로 떨어진다. 툭하고 치는 감각에 반사적으로 잡고 보니 손안에 그 낙엽이 있었다. 그것 참 신기하군. 하고 많은 바람에 나부껴 내 손에 착지하다니.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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