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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의 하루
여름 여행 3일 차
선양 동릉 - 중제 거리
by
수리향
Jul 2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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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1.
선양에서 마지막 날이다. 비가 올 듯 말 듯해서 우비를 쓰고 길을 나섰다. 비는 거의 오지 않는데 날은 흐리고 선선해서 걷기 좋은 날이다.
오늘은 동릉을 가기로 했다. 선양 시내 한복판에 있는 북릉과 달리 동릉은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택시로 가도 되는데 버스를 타고 싶어서 선양북역 버스정류소에서 168번을 탔다.
선양북역 버스정류소
요즘 중국에 현금을 받는 곳이 있나 했는데 선양 버스는 현금만 받는다. 거스름돈도 잘 안 주니 5위안 현금을 준비하자.
버스로 50분 정도 가면 동릉에 도착한다. 입장료는 30위안이고 길 건너 공원은 무료다.
담벼락에 새겨진 용이 실감 나서 감탄했다. 내가 본 용 중 제일 잘 생긴 것 같다.
들어가면 소나무 숲이 펼쳐진다. 릉이나 궁이 아니라 수목원에 온 것 같다. 사람도 별로 없어서 고요하고 숨 쉴 때마다 차오르는 솔향이 무척 좋았다.
이 비석들은 북릉에서도 본 건 같다. 올라가는 계단 빼고는 북릉과 구조가 비슷하다.
108 계단
108개의 계단이란다. 조상님 뵙기 전에 108 번뇌를 씻고 가라는 뜻일까? 번뇌가 그렇게 쉽게 벗겨지는 게 아닌데….
입구가 보인다.
거북이 비석
거북이 같이 생긴 이 녀석은 북릉에서 본거랑 똑같이 생겼다. 비석이 무거울 텐데 잘 지고 있거라.
거북이 비석을 지나가면 무덤을 감싸는 성벽이 보인다. 이것도 북릉과 비슷하다.
안에는 와 멋진 궁궐이 펼쳐진다.
어서 나를 찍으라
100년 넘게 릉을 지키는 멍멍이... 가 아니라 해태의 모습. 나 찍으라고 말하는 것 같다.
댕댕미를 풍기는 해태는 곳곳에 있다. 그중 가장 지쳐 보이는 해태가 지키는 성벽 계단을 올라보았다.
위에서 바라본 모습
위는 너무너무 시원했다. 사람의 손이 덜 탄 것인지 돌이끼가 눈에 뜨인다.
다 같이 돌아보자.
빙글빙글 열심히 돌다 내려왔다.
나만 있는 거리
내려갈 때는 웬일로 사람이 없었다. 잠깐 뿐이었지만 호젓하니 좋았다.
밖에 나왔다. 공원은 질려서 바로 집... 이 아니고 중제 거리로 가기로 했다.
앗 자전거
나도 처음에는 자전거 타고 올까 하다가 포기했는데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이 있다. 내가 이걸 타고 가면 이걸 타고 온 사람은 퍽 난감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버스는 생각보다 일찍 왔다. 배차 간격이 넓던데 운이 좋았다.
168번을 타고 바로 중제 거리로 왔다.
반갑다 스타벅스!
중제 거리는 쇼핑센터가 집중되어 있는데 돈이 있는 곳에 항상 있다는 스타벅스도 있다. 과거에 자본주의의 상징이 코카콜라였다면 지금은 스타벅스가 아닐까.
인증샷
오기 전에 스타벅스 열쇠고리를 뽑았는데 인증샷. 참고로 일일부독서 파우치는 한문이라 의도치 않게 내가 외국인임을 숨겨준다.
중제 거리는 과거에도 핫한 시장이었던 것 같다. 곳곳에 과거의 숨결이 살아 있다.
먹자골목인데 이미 밥 먹어서 패스.
뭔가 절대 고수를 만날 것 같은 객잔을 지나 작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가다 보니 어느새 화이위안문이다. 저 너머에 숙소가 있다.
그렇게 선양에서 마지막 날이 저문다. 선양에 대한 나의 인상은 위의 화이위안문으로 설명된다. 과거와 현재가 이질감 없이 공존하는 곳. 그냥 밀고 새 건물 짓는 게 더 빠른데 옛 것을 보존하고 조화롭게 새로운 것을 붙여 나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내일 아침 일찍 베이징으로 출발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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