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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여행 8일 차

시안 북역 - 대안탑 - 화청공원 - 시안 성벽(고루)

by 수리향

2022.07.26.

베이징에서 오전 7시 기차를 타고 시안북역으로 출발했다. 원래 여행 계획을 짤 때 시안이 봉쇄라고 해서 제외했었는데 커뮤니티에 문의해보니 식당과 호텔만 닫았었고 그것도 일주일도 안 되어 해제되었다고 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급하게 일정을 조정하였다.


베이징이 명청 시대를 보여준다면 시안은 고대 진나라와 수당 시대를 보여준다. 진시황 시기가 BC 200년 대이고 당 현종 시기가 AD 700년 대이니 남아 있는 성벽만 해도 천년이 훌쩍 넘는 역사가 묻어 있는 곳이다.

시안 북역은 대체로 고속철이 다니고 시안역은 일반철도가 지난다. 시안 북역에 내리자마자 타 지역에서 온 사람을 걸러내 바로 핵산 검사를 해준다. 시안은 건강마로 이통마(一通吗)를 쓰는데 베이징 징캉마와는 호환이 안 된다. 타 지역으로 바로 오면 건강마가 노란색이 되어 걱정했는데 다행히 핵산 검사 결과가 2시간(!)도 안 되어 반영이 되어 무사히 호텔에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호텔에 짐을 풀자마자 삼장법사를 보러 대안탑으로 갔다. 슈퍼보드를 타면 좋겠지만 평범하게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대안탑

대안탑은 큰 공원 내의 사찰 안에 있다. 공원은 무료인데 사찰은 입장료를 받는다. 돈을 더 내면 대안탑 안에도 들어갈 수 있는데 안에는 별개 없다고 해서 그냥 밖에서 구경만 했다.

삼장법사

진짜 삼장법사다. 삼장법사는 당나라 때 실존 인물이며 당태종의 명에 따라 서역(인도)에 율법을 배우러 갔다. 어렸을 때 서유기에서 사람 먹는 요괴랑 동자 과일 읽으며 잠을 설쳤더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중국 민간의 설화에 부처의 말씀을 조화시킨 이야기였다.

안으로 고고씽

사찰은 오래되어 새로 지은 부분이 많았는데 고딕 양식 같은 당나라 건물의 외부와는 반대로 내부는 무척 화려했다. 다 번쩍번쩍 빛이 나서 눈을 둘 곳이 없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싯다르타의 탄생과 열반에 드는 과정을 그린 벽화였는데 화려함도 그렇지만 삼면의 벽화를 보는 건 만으로도 싯다르타의 긴 이야기가 다 읽혀서 감탄하였다.

밖에도 조형물들이 있었는데 진품은 유리로 가려 보존하고 있다.

이곳 내부 벽면의 중앙은 나무를 조각하여 만든 벽화이고 양옆은 동판을 주조하여 만든 벽화이다. 둘 다 무척 화려하다. 내용은 부처의 말씀을 전하여 중생들을 구제하려 고군분투하다 왕실을 만나 국교로 거듭난다는 이야기 같다.

대원탑이 있는 공원은 대당 불야성이라고 밤거리로 유명한데 시안은 해가 늦게 져서 아직 멀었다. 시안 성벽을 보고 와야지 하고 길을 나섰다. (물론 다시 못 갔다.)

시안 성벽은 시안의 중심부를 감싸고 돌며 상당히 넓은데 그중 일부가 시안역이다.

시안역

성벽을 개조해 차들이 지나다닐 수 있게 한 것이 인상적이다. 시안 성벽 아래는 성벽과 황하강줄기를 따라 공원이 있다. 무료인데 관리도 잘 되어 있고 아름답다.

공원을 따라 걷다 보면 성벽 위 고루에 오를 수 있는 장소가 나온다. 당연 입장료가 있다.

올라가보세

시안 고루는 해질녘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해서 맞춰 왔는데 구름이 노을을 가려 아쉽다.

그래도 아름답다

성벽 위는 높고 시내가 한눈에 보였다. 이곳이 말로만 듣던 장안인가. 이제 절대 고수만 만나면 되는데... 현실은 반팔티 입은 현대인들이다.

슬슬 어스름이 깔리고 홍등을 밝힌다. 출구는 성벽 남쪽 거리로 이어진다.

밤거리가 제법 운치 있다.

밤이 되자 불야성처럼 불이 들어온다. 시안의 사람들은 밖으로 나와 밤을 만끽하고 나는 호텔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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