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걷기

by 수리향

식단 조정이 성공적일수록 나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운동으로 옮아갔다. 다이어트의 정석인 '적게 먹고 운동하기'에서 전자는 해결되었으니 이제 후자만 잘하면 된다. 내가 사용한 어플은 삼성 헬스인데, 이 어플은 식단 관리뿐 아니라 운동, 수면 관리까지 되는 무척 심박한 어플이었다. 그동안 생각 없이 데리고 다니던 스마트폰에는 이미 꽤 많은 걸음수 기록이 있었는데, 대체로 하루 8 천보를 걷고 있었다. 교사라는 직업 특성상 완전히 앉아서 일하는 직군보다는 활동성이 있는 편이지만 걷기의 효과를 보기에는 좀 적은 수치였다. 일단 1.5만보로 목표를 세우고 좀 더 편한 관리를 위해 피트니스 밴드인 갤럭시 핏 2를 구매했다.


핏 2 덕분에 저녁때 스마트폰은 집에 두고 가벼운 몸으로 공원에 운동을 갈 수 있게 되었다. 꽤 큰 공원이라 뛰다 걷다 하며 한 바퀴를 도는데 40분 정도 걸리는데, 처음에는 몸이 무거워서 조금만 뛰어도 심장 박동이 오래갔지만 요즘은 조금만 쉬어도 심박수가 막 떨어져서 유산소 운동 심박수 구간을 지키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주중에는 퇴근 후 대학원 수업이 없으면 그렇게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뒷산으로 가볍게 등산도 했다. 등산 갈 때는 폰을 들고 가서 하이킹 경로도 기록하고 사진도 찍어서 히스토리로 남겼다. 그동안 잘 몰랐는데 운동하기 참 좋은 동네에 살고 있더라.


하지만 역시 바쁜 직장인 대학원생으로서 과제와 생계에 치이다 보니 운동 시간을 따로 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운동시간 내기 어려운 날에는 출퇴근길에 한두 정거장을 더 걷기 시작했다. 차가 있기는 하지만 연초에 사고가 있은 다음부터 거의 이용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알뜰 교통카드를 사용해서 한 번에 250원씩 세이브하는 소소한 행복이 있기에 대중교통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알뜰 교통카드는 집-대중교통-직장 사이에 걷는 구간을 측정해 그걸 돈으로 돌려주는데 걸음 구간이 700미터 이상이면 250원을 최대로 돌려준다. 이걸 이용하면 한 달에 1만 원 이상 절약할 수 있다. 실험해보니 중요한 건 출발지(집)와 도착지(직장)의 위치정보이고 중간의 대중교통 역은 바뀌어도 적립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정해진 역에서 한두 정거장 더 일찍 나와서 걷기 시작했다.


대학원 수업이 있는 날에는 운동이 불가능해서 두 정거장 일찍 나와 걸었다. 한 정거장에 대체로 15분에서 20분 정도 걸리는데 두 정거장이면 30-40분 정도 걸을 수 있어서 충분히 1만 5 천보를 채우는데 무리가 없었다. 지금은 대학원 수업이 끝났지만 한정거장 걷기를 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출근을 조금 일찍 해서 지하철 타기 전에 한정거장, 직장 도착하기 전 한정거장 일찍 내러서 무조건 걷는다. 그럼 오전에 5 천보를 찍고 하루를 시작하기 때문에 따로 운동하지 않아도 만 오천보를 금방 채우는 것 같다. 단점은 오전부터 허기가 져서 간식에 자꾸 손이 간다는 것...ㅠㅠ


아무튼 이렇게 해서 한 달에 2킬로씩 빼고 3달째가 되어서 건강을 위해 식단 제한은 멈추었다. 사실 먹을 것 다 먹고 한 다이어트라 힘들지 않아 더 할 수 있었는데, 몸이 허약한 상태에서 미용 체중을 위해 다이어트하는 건 제 살 깎기로 느껴졌다. 남들의 시선보다는 나를 위해 적당히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먹고 싶었던 커피나 빵도 조금씩 먹고 있다. 하지만 식단 기록, 수면 관리, 운동 관리는 꾸준히 하고 있다.


기록이라는 것은 참 대단한 것 같다. 나는 그렇게 노력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절제하게 되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길을 모색하게 된다. 요즘은 혼자 기록하는 것도 좀 식상해져서 삼성 헬스에 있는 '투게더'라는 기능도 이용하고 있다. 전 세계 삼성 헬스 이용자들이 모여 걸음수로 대결을 하는데, 가까운 지인들이 아니라서 부담도 없고 스케일이 글로벌하다 보니 자극도 되더라. 열심히 걸어도 상위 20프로 안에 드는 것도 어렵지만, 그래도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걷고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묘하게 위안도 되고 그런다.


이제 방학이 시작되고 장마철도 시작되었다. 방학 전에 건강해지자는 목표를 이루어서 무척 기쁘고 뿌듯하다. 하지만 슬쩍 놓으면 또 무너지기 쉬운 건강인지라 방학 때도 나태하지 않고 잘 지켜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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