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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화 Aug 20. 2020

민화풍 물고기

손그림

#손그림 #매일그림  #민화풍물고기 #더울땐물고기 #그림일기 #시댁 #궁중드라마

더위가 절정을 부리던 오후(기상캐스터의 표현)ᆢ
더위도 함께 나누면 덜 더우려나 시댁에 갔다.
시원찮던 에어컨대신
올해 새 에어컨을 설치해드렸건만
극구 못켜게 하시는 시어머님과
달달달 돌아가는 LG도 아닌 골드스타 선풍기의
바람을 쏘이며 찐 감자와 노란 콩시루떡을 나누어먹었다.

적막을 깨기위해 틀어놓은 텔레비젼에선
몇번이나 재방영되는 조선시대 궁중드라마를 했지만
어머니도 보시는지 마시는지ᆢ
줄거리연결이 안되는 나도 그저
짜르르 화려한 한복을 떨쳐입은 여주인공 마마 들만 보고있었다.

앗. 그러다 눈에 띈 숙원과 희빈마마의
병풍 그림에 꼬쳐ᆢ
역시 구중궁궐 마마들이시라 그런지
내가 시집올때 해온 병풍과는 차원이 다른
화려함에 꼬쳐ᆢ
오늘은 민화풍 물고기를 그려봐야겠단 생각에
시어마마마의 옥체보존을 빌며 일찍 인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훗날, 이 눔의 민화에 홀려
오늘 시어머님의 간병을 등한히 한 것을
절절히 후회할지도 모르겠건만
뜬금없이 민화에 꼬쳐 ᆢ

매일 심야에
전구가 하나 나가서 흐릿한 형광등밑이나
노란 식탁등아래서 그려
매번 낮에보면 원하던 색과 달랐던 그림대신
나도 낮에 한번 형형색색 물고기를 그려보겠노라
잰걸음으로 돌아서온ᆢ
대체 네가 김홍도냐 신윤복이냐.
대체 네 그림이 그만큼 잘 그리기나 하는 줄 아느냐.
스스로도 가소롭기 짝이없지만
이렇게 또 한장 그림일기로 하루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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