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과그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화 Feb 04. 2022

빨강, 그저 빨강

밤바다

빨간물감을 집어들었다.

그저 빨강을 칠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꽃보다 바다가 먼저 떠올랐다.

빨간 바다와 빨간 하늘ᆢ

혹시 색맹이 보는 바다는 이러려나.


바다와 하늘이 파랗지않은 것처럼

밤이 굳이 검을 이유는 없어서

하얀 달이 빨간바다와 빨간하늘을 비추는 빨간 밤ᆢ

그리고 순전히

달을 그리려 짜낸 흰 물감이 남은 이유로

깊은 바다에 선 돛단배 세척ᆢ


아쉽게도

내가 그리고 싶은 것과 그릴 수있는 것엔

커다란 차이가 있고

이런 단순한 그림일수록 고수의 깊이가 필요해

이 그림은 곧 다른 덧칠로 사라질 예정




매거진의 이전글 작부의 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