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등교하던 날
1. 목요일은 아이가 학교 끝나고 아무 일정이 없어서 좋아하는 친구와 놀이터에서 실컷 노는 날이다.
2. 총총걸음으로 학교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이를 데리러 가는데 아이 친구들을 만났다. 아이와 같이 어린이집을 같이 다닌 아이들이라 나에게도 친한 아이들이다.
3. 마침 들고 있던 도넛도 하나씩 주고 어디 가냐고 서로 말을 붙이며 같이 길을 걸어갔다.
4. 아이 친구가 나에게 말한다. 전에는 ㅇㄴ랑 학교 같이 갔었는데 요즘은 저 혼자 가요. (그 친구는 이사 갔다.)
ㅇㅎ는 아침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서 그동안 같이 못 갔는데 이제는 일찍 나갈 수 있는지 물어볼게!
5. 등교는 아이가 스스로 혼자 갈 수 있을 때 친구랑도 같이 갈 수 있는 준비가 된 거라 생각했다. 그래야 서로가 어긋나도 집으로 다시 안 올라오고 학교를 혼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6. 사실은 둘이 가다가 어쩌다 나중에 친구랑 사이가 멀어져 혼자 가게 되면 마음이 서글퍼지지 않을까. 하는 내 속마음이었다. 그래서 아이가 학교를 혼자 갈 수 있을 때까지 내가 데려다주겠노라고 선언한 걸 지도 모른다.
7. 엄마랑 계속 같이 가고 싶다는 아이 마음은 그게 꼭 엄마가 아니어도 되는 거였을 수도 있다.
8. 시간을 붙들고 있는 건 아이가 아니라 나였다.
9. ㅂㄹ가 같이 학교 가고 싶데. 8:20분에 나갈 수 있어?
엄마 나는 6시에 일어날 거야. 오늘 일찍 잘 거야.
10. 금요일 아침 8시부터 20분이 되기를 기다린 아이는 20분이 되자마자 친구랑 만나기로 한 곳으로 달려갔다.
11.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관문을 열어두고 기다렸다.
12. 8시 28분 아이가 문을 벌컥 연다.
ㅂㄹ가 없어!
있을 거야 어서 다시가! 네가 온 사이에 나왔을 거야. 내가 말해 놓을게.
13. 아이는 오줌 마려운 강아지처럼 발을 동동거리며 걱정하고 있었다.
14. 친구네 집에서는 엄마가 창문으로 아이들을 볼 수 있다. 잘 만나서 갔다는 톡이 왔다.
15. 이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