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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파티

12살 생일파티

by 수링



7살까지 아이 생일파티는 늘 어린이집에서 해왔다. 일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아닌 발도로프어린이집이었기에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조용한 분위기에 선생님이 아이만을 위해 한두 달 전부터 만들어주신 왕관. 두 명의 도우미 친구를 뽑는 과정까지 아이도 나도 충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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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시작되던 2020년 8살 생일은 (어쩌면 코로나 덕분에) 우리 집에서 어린이집 친구들과 그들의 동생들과 신나게 놀았다. 아이 생일은 10월 30일이어서 핼러윈 페이스 페인팅도 해주고, 어린이집때와는 다른 분위기라 다들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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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의 생일은 코로나와 이태원 사고의 여파로 즐겁게 지내지는 못했었다. 작년에는 조촐하게 친구들 몇 명 초대해 집에서 간단히 놀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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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생일은 별거 없이 지나가나 했었는데 몇 주전 반 친구의 생일 파티에 다녀오더니 자기도 거기서 생파를 해달라고 한다. 우리가 여기 살 때부터 있던 방방이 카페인데 거기서 생일파티를 했더니 너무 재미있었다고 한다.

인당 입장료도 한 시간에 6천 원이라고 한다. 파티룸도 있어서 거기서 음식을 먹으면 된다고.


이번 생파는 작년과는 달랐다. 애들이 얼마나 신나게 놀던지! 남자친구들도 왔는데 어찌나 서로 잘 어울려 놀던지! 우리 애 말고는 다른 아이들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아이들이 저렇게 저마다 잘 크고 있었구나 싶어서 뭉클하기도 했다.

남자친구 한 명이 갑자기 여행을 가게 돼서 못 온다 하니 급하게 아이들이 남자아이를 초대했다. 마침 근처에서 놀고 있었다며 온 아이는 우리 아이에게 생일선물이라며 마이쭈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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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생일이라 저녁은 아이가 좋아하는 초밥 먹으러 가기로 했다. 집에서 미역국이랑 고기 먹자고 했더니 편견을 버리라며.. 그래 많이 컸구나 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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