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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자다

by 수수


나는 보고 싶은 걸 다 본다.

저녁노을에 물든 주홍색 바다

밝은 햇살 아래 맑은 하늘색 바다

비 오는 날 빗방울을 담는 바다

나무, 들꽃, 돌담

파아란 하늘


나는 원하는 걸 다 한다.

책 읽고

달리기 하고

글 쓰고

기도하고.


나는 내가 먹고 싶은 걸 다 먹는다.

오색찬란한 잡곡밥

버섯 마늘 야채 두부가 어우러진

맑은 찌개

과일 몇 조각

견과류를 담은 요구르트


나는 맘껏 사랑을 담는다.

작고 작은 내 마음 주머니에

나를 존재하게 하는 모든 대상

사랑의 씨를 한 알 한 알 담는다.


나는 내 맘껏 감동한다.

기뻐하고

감사하고

미소 짓고

슬퍼하고

생각한다. 맘껏.


나는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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