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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서핑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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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Jul 06. 2024

이호테우 바닷속

이호테우 해수욕장은 1년 내내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해수욕장이다.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걷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몇몇 사람이라도 보인다. 서핑을 하기 위해 바다로 걸어 들어간다. 서프보드를 밀면서 걷는다. 바다 밖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과 오른쪽 바닷속 상황이 다르다. 이호테우 해수욕장은 썰물일 때와 밀물일 때 모습이 엄청 다르다. 처음 서핑을 하려고 바닷속으로 걸어 들어가는데 발에 뾰족한 돌이 밟혔다. 발바닥이 너무 아팠다. 다행히 세게 밟지 않아서 다치지는 않았다. 그 후로도 몇 번 알아차리지 못하고 들어 가다가 다칠뻔하기도 했다. 크고 작은 돌들이 많다. 외쪽으로 갈수록 모래만 있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발바닥에 위험한 돌들이 있다. 

강사님이 주의사항으로 강조하신 것 중 하나도 그 돌에 관한 것이다. 서프보드 위에서 내릴 때, 세게 점프하지 말라고 하셨다. 주의사항으로 말씀해 주셨지만 처음 타는 보드이다 보니 보드에서 떨어질 때, 바다에 첨벙 들어가게 된다. 이 위험한 상황을 알게 되고부터는 위험으로부터 미리 피할 방법을 찾는다. 보드를 밀고 들어가면서 바다 바닥을 살살 밟으며 걸어간다. 작은 돌이라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돌이 있으면 없는 왼쪽으로 조금씩 옮기면서 걷는다. 바닷속에는 모래와 돌뿐만 아니라 해초도 많다. 걸어 들어갈 때, 미끌 미끌한 해초가 발에 밟힌다. 혹시 미역인가 하고 발로 끌어올려 보면 미역은 아니다. 파란 해초다. 내가 잘 모르는 해초가 여러 가지 밟히기도 하고 손에 걸리기도 한다. 

발에 걸리는 돌은 피하면 된다. 해초도 해초니까 지저분하지 않다. 바다에 넘어질 때, 마음 불편하게 하는 것이 있다. 바다 쓰레기다. 플라스틱, 비닐이 둥둥 떠다닌다. 보드를 타려는데 쓰레기가 파도와 함께 떠밀려 온다. 보드 위에 쓰레기를 주워 모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다. 바닷속에서 발견되는 보물이 있다. 조개다. 서프보드를 밀면서 걸어 들어가다가 발견했다. 발바닥에 동글한 느낌이 나는 무언가가 밟혔다. 플라스틱 쓰레기인 줄 알았다.  그 쓰레기를 발가락으로 파내려고 맘춰섰다. 그런데 쓰레기가 아니었다. 커다란 조개였다. 모래 속에 조개가 있다고 강사님이 말했었다. 강사님은 바다 바닥에 발을 놓고, 배우는 사람들의 보드를 밀어주어야 한다. 그때 발바닥에 조개가 가끔씩 밟힌다고 한다. 나는 그 조개를 신기해하는, 젊은 여성분께 선물로 줬다. 

바닷속은 사람과의 관계와도 비슷하다. 사람 속을 잘 모르기 때문에 잘 살펴야 한다. 겉으로는 좋은 듯 보이나, 속은 거친 성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호테우 해수욕장 바닷속 모양을 잘 탐색해야 하듯 말이다. 바다 오른쪽으로 가면 파도타기에 좋은 파도다. 하지만 바닷속이 거칠어서 위험하다. 왼쪽으로 갈수록 파도는 잘 생기지 않는다. 옆에 방파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닷속은 모래로만 되어 있어서 안전하다. 사람도 겉이 좋아 보인다고 성품도 좋은 건 아니다. 겉이 부족해 보이지만 성품이 좋기도 하다.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믿고 따라다니면 위험하다. 나는 서핑을 하기 위해 바다로 들어가면서 이호테우 바닷속을 알게 됐다. 서핑을 배우지 않았더라면 바닷속 상황을 전혀 몰랐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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