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3일 화요일
오마하 아파트에서 아침을 맞았다. 도시는 조용하고 한가롭다. 딸은 아침 식사를 준비해 놓고 오늘 가야 할 곳을 점검했다. 첫날밤에 몇 시간 동안 천둥 번개가 쳤다. 이곳은 간혹 천둥 번개 소리를 듣게 된단다. 아침 날씨는 청아하다. 밤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천연덕스럽게 맑다. 우선, 딸이 근무할 병원 연구실이 있는 곳에 가보기로 했다. 차에서 나오는 안내에 따라가고 있는데 어디로 안내가 될지 긴장되었다. 넓은 공원이 펼쳐진 대지로 들어갔다. 군데군데 낮은 건물들이 있었다. 서울에 있는 올림픽 공원느낌이다. 그런 공원이 여러 개 합쳐져 있을 법한 넓은 대지다. 공원 안에 넓은 호수도 있다. 공원 입구에서 연구실까지 가는 거리만도 몇 킬로 미터다. 연구실 주변에 차를 멈췄다. 나는 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성경구절이 새겨진 석재 조형물이 세워져 있고, 어린이 성장발달을 돕는 곳을 알리는 내용들도 새겨져 있다. 어린이를 위한 작은 공원 안에 잘 정리된 조형물들이다. 흑인 남성이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동상도 있다. 아이를 바라보는 표정이 사랑으로 가득한 느낌이 들었다. 평온한 분위기다. 딸이 근무할 장소를 보고 나니 마음이 놓였다. 이렇게 넓은 공원 안, 맑은 공기를 매일 마시겠지! 나무와 꽃으로 가꾸어진 정원 같은 공원을 매일 거러 다닐 딸 모습을 상상했다. 감사한 마음뿐이다. 딸은 내가 조형물에 새겨진 글을 읽고 주변을 산책하고 있는 동안 차 안에서 방 보러 가기 위해 통화를 했다. 통화를 마치고 차에서 나와 또 사진을 찍어 주었다. 여행이 끝나갈 무렵에 이곳에 왔다.
우리는 렌터카를 이용하여 방을 보러 다녔다. 부동산 비슷한 역할을 하는 사람과 만나 방을 보기도 하고, 비밀번호만 받아 우리끼리만 보기도 했다. 상점이나 편의 시설과 멀리 떨어진 곳, 중심가, 아파트 단지, 주택단지를 다녔다. 8월 15일까지 알아보고 마지막 날은 결정을 해야 한다. 저녁에는 마트에 가서 아침에 먹을 음식도 샀다. 저녁을 먹고 일찍 숙소에 들어왔다. 방을 보러 다니며 카페도 가고 음식점도 갔다. 거리에는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너무 더워서 그럴까? 원래 그렇다고 한다.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지 않으니까 모두 승용차로 이동하니 길을 걷는 사람이 없다. 방을 어디에 구하든지 딸이 살 집에서 연구실까지 가려면 승용차가 필요하겠다. 이 주변 방세도 비싼데, 승용차도 구해야 한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하지만 다 잘 되리라 믿는다. 천둥번개가 치더니 다음날 아침 햇살이 쨍한 것처럼. 그 믿음이 나를 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