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평생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수하다 Oct 30. 2016

이별하기 힘든 계절

09. 2016

참 이별하기 힘든 계절에

헤어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함께 나누던 체온 하나만 없어졌을 뿐인데

내 마음의 온도 하나도 오롯하지 못한 기분이 든다


'왜 갑자기 날씨까지 추워진 거야...'


서로 힘들어서 헤어진 건데

서로 좋았던 기억들만 떠오르는 건 왜일까


이놈의 일기 안 써도 좋으니

이제 그만 안정을 달라고 어디에 떼를 쓸 곳도 없고

쓸쓸한 마음에 그의 안부가 궁금해져 폰을 들었다가 놨다가 

머리에 그의 생각으로 가득 차 

다른 일들이 도무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때

나를 진정시켜주는 한 마디는


'날 버린 남자다.'


상기하면 비참한 일이지만

내가 이별을 뱉은 상황이 아니니

그의 마음을 내가 어쩔 수 없는 걸 잘 알아서

정리하기엔 되려 쉬운 편이라는 걸 다행히 여긴다


함께한 시간을 하나하나 지워가며 마음의 냉정을 찾을 때쯤

그 휴지통 속 시간을 복구하자는 듯이 불현듯 연락해왔던

과거의 남자들을 떠올리며 너에게 바라본다


딱 이 상태로만 서로에게 남자

그때 그 빛나던 서로의 웃음이 퇴색되지 않게


연락하지 말자

각자 행복하자

 


https://www.instagram.com/soosu_hada/

https://www.facebook.com/soosu.hada


매거진의 이전글 그래, 나 삐쳤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