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2016
아침 출근길
차가운 겨울바람이
내 걸음의 반대 방향으로 부딪치며 불어온다
양 팔로 몸을 힘껏 감싸며
바람이 들어올 틈새를 전부 막으려 애써봐도
내 팔과 몸이 닿는 그 몇몇 부분만 조금 따뜻할 뿐
살얼음장 같은 추위를 피하지 못한 채 빠른 걸음만을 위안 삼는다
그렇게 출근길에
나는 또 퇴근길을 떠올려버렸다
당신과 함께
버스를 기다릴 때마다 찾는
나의 전용 바람막이, 당신의 코트 속
그 안에 들어가
출근길에 홀로 따뜻이 덥히지 못했던 부분을 모두 감싸 안으며
부족했던 온도를 가득 채우는, 세상 따뜻한 그 순간
내가 좋아하는
또 하나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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