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2016
나의 일상이 담겨있는 핸드폰이
너의 손에 가있을 때
무언가 잘못한 건 없는데
무언가 잘못된 듯 오묘한 기분이 든다
나의 결백함에 뿌듯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친구에게 뱉은 무심한 카톡 하나
무수히 쌓여있는 셀카 실패작들
최근에 검색한 엉뚱한 단어
사춘기 소녀마냥 적어 내린 메모장 등
그가 다 알아버리는 게 달갑지만은 않은
나의 모습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그런 불안함에도 불구하고
너의 손에 폰을 허락하는 것은
나의 모든 모습을 너에게 하나씩 보여주며
네 마음에 한층 한층 더 깊게 들어가고 싶어서가 아닐까
그만큼
네가 나를 쉽게 떠나지 않을 거라고 믿기 시작한 것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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