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2017
그렇게 키우기 쉽다던 다육이마저
끝내 시들시들하게 만드는 나에게
당신은 정말 쉬운 해결책 하나를 말해준다
"적당히"
세상에 이렇게 간단한 모습을 하면서
이렇게 어려운 뜻을 가진 형용사가 또 있을까
그 누가 '적당히'를 깨우쳤길래
이런 단어가 탄생한 걸까
사회생활도 식물 가꾸기도 심지어 연애도
적당히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데
나는 오늘도 그 '적당히'를 모르겠다
나는 몰라서
좀 지나칠 때도 있고
더 소극적일 때도 있고
잠시 무딜 때도 있다
아예 멈추기도 하고
너무 가버리기도 하고
살짝 빗나가기도 하고
완전 어긋나기도 한다
어찌 그리 얄밉게도 간단하게 정답인 척하면서
갈팡질팡하는 내 시행착오들을 그대로 튀어나오게 하는 건지
도대체 적당한 게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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