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내가 인식하기 전에 발견될 수도 있다.
"나보다 이렇게 사서 걱정하는 사람 처음 봐요. 그냥 해요!"
상담을 받아도 될지 고민하는 나에게 지인이 한 말이었다.
심리 상담을 신청한 건 지난해 상반기였다.
(벌써 일 년 전이라니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른다는 걸 다시 느낀다.)
인터넷에서 뭘 찾아보다가 우연히 한 지자체 센터에서 무료로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평소에 심리 상담이 궁금하기는 했지만, 시간당 몇 만 원씩 지불할 형편도 안되거니와 그만큼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다.
그런데 무료라고 하니까 경험 삼아 한번 받아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일회성 상담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전문적인 심리 검사도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더 궁금했다.
3월인가 5월에 신청을 했는데 한참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길래 안 되는 줄 알았다. 신청자가 많아서 잘렸나 보다 싶어서 체념하고 잊어버렸는데, 6월에 갑자기 연락이 왔다.
막상 받으려고 하니 내가 그럴만한 상황이나 크게 심리 문제가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 혹시 나 때문에 정말 필요한 사람이 못 받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어서 망설여지기도 했다. 그래서 상담 경험이 있는 지인에게 물어봤던 것이다.
그녀는 내게 자기도 걱정이 많은 타입이지만, 자기보다 심한 사람은 처음 봤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심각한 심리 문제가 없을 때 오히려 상담을 받는 게 좋다는 조언도 해주었다. 예를 들어 불면증 같은 명확한 문제가 있을 때는 정신의학과와 심리 상담을 택일해야 할 수도 있지만, 경미하거나 아직 별문제가 없을 때 받으면 자신도 모르고 묻어두었던 문제를 발견할 수도 있고 비교적 빨리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이런 때가 아니면 왠지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신청을 확정했다.
그리고 한여름부터 초겨울까지 약 4개월에 걸쳐 상담이 이어졌다.
이 이야기는 제3자인 전문가를 통해 나를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쓰게 되었다. 요즘에는 그래도 예전보다 심리 상담에 대한 인식이나 문턱이 낮아진 편인 것 같다.
그래도 분명 나처럼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심리 상담을 받아도 될지 고민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만약 기회가 된다면 받아볼 것을 권하고 싶다. 반드시 드라마틱하게 바뀐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작게라도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펼쳐질 나의 이야기를 통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