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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귤 Apr 18. 2018

날이 좋아서 우울한 4월

내겐 위험한 달

오늘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건강검진 가느라 반차를 냈다. 12시의 신촌을 뚜벅뚜벅 걷는데... 달콤한 바람이 일렁이고, 청재킷을 입은 대학생들이 봄냄새를 풍기며 지나갔다.


울컥. 우울감이 몰려왔다. 그럴수록 '소망, 소망 소망!'을 되뇌었다. 그런 나의 억지스런 몸부림을 바라보는 게 더 슬펐다. 이날 신촌 점심 약속도 '까여서' 더 그랬나 보다. 신촌에서 점심 약속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우울감은 덜했을 텐데.


더군다나 눈까지 팽팽 돌았다. 뇌에는 비닐봉지를 하나 두른 듯, 정신도 혼미했다.


한편으론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이 우울감을 조금이나마 떨쳐낼 수 있을까!


1. 맛있는 걸 먹기로 했다

건강검진으로 마음이? 허약해졌으니 아주 든든한 걸 찾아봤다. 버거킹에 가서 이따만한 쉬림프 와퍼를 하나 다 흡입했다. 점심 뒤엔 샷 추가한 숏 카페라테는 필수지.


기분치 +13% 상승


2. 회사에 갔다...?

음식보다 기분치를 크게 상승시킨 요인은 바로 '회사'였다. 정확히 말하면 '회사 동료'.


시끌벅적한 우리 팀원들과 내 뭉툭한 손길이 필요한 인턴을 만나니 '내가 누군가에겐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를 채찍질하지 않아도 스스로 일이 됐다. 동료와 의미 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홀로 신촌 나들이'보다는 100배 나았다.


기분치 +56% 상승


그렇게 나의 우울감은 끝이 났다. 


오늘 배운 점: 개똥도 가끔은 쓸모가 있다.


*소심한 관종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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